그날의 노래 그날의 노래- 4.19- 김영미 전선줄의 참새 떼 쪽빛 거울에 매무새하고 오선지에 앉아 조문을 읊는다. 저들은 목청껏 부르고 내 속울음은 꽃망울에 맺힌다. 펜을 던진 뜨거운 가슴에 붉게 꽃피던 그날의 노래... 별똥별 지던 어둡던 들녘엔 조팝나무마다 조등을 밝히고. 오선지와 조팝꽃을 .. 지렁이는 밟히면 마비된 과거를 잘라 2007.06.05
눈 물 꽃 눈 물 꽃 -나눔의 집에서- 김 영 미 어스름 달빛에도 속살 부끄러워 옷고름 여미던 누이여 해거름 녘, 뒤란 뜰 소래기도 가슴 콩닥이며 여닫던 겁보였다네 검은 바람이 불어와 홀린 듯 사립문 박차고 현해탄을 건넜네 꽃잎보다 여린 맘 벌레 먹혀도 고향 뜰을 그리며 아픔 삭였네 꽃잎 떨.. 지렁이는 밟히면 마비된 과거를 잘라 2007.06.04
술잔 술 잔 김영미 술잔은 고해소다 찢긴 영혼을 어우르는 눈물 버겁던 하루를 내려놓고 기댈 수 있는 사랑하는 이의 가슴이다 감로수 넘치던 축배는 심장을 태질하며 독배의 가면을 벗기도 한다 때론 시린 가슴 벽을 녹이는 용광로 그 벽에 뿌리 뻗은 성애다 켜켜이 묵은 마음찌꺼기, 가시 돋.. 지렁이는 밟히면 마비된 과거를 잘라 2007.06.02
아버지를 추모하며 아버지를 추모하며 김영미 청년 20년, 결혼 10년만에야 강보 속 핏줄 안고 어화둥둥 하시더니 소금 꽃 질 새 없어 헤진 저고리 흙투벙이 잠뱅이로 곡괭이 삽자루에 혼을 실어 채굴막장 걸어온 44년 세월 폐부에 스며든 먼지가 돌이 된 세월로 뿔뿔이 제 갈길 가며 노후는 신선처럼 영화롭길.. 지렁이는 밟히면 마비된 과거를 잘라 2007.05.23
경안천에는 경안천에는 김영미 한밤중에도 잠들지 않는 경안천으로 물별들이 불러왔나 별빛이 물결치고 달과 별도 내려와 춤추는 비 내린 밤거리는 빛의 축제 중 텅 빈 하늘이 어둠으로 내려앉은 경안천에는 빛줄기가 낮은 운율로 휘돌아 흐른다 우주의 모든 빛 끌어안고서 물속에 갇힌 청석바위도.. 지렁이는 밟히면 마비된 과거를 잘라 2007.05.15
낮 달 낮 달 김영미 빈 자궁에서 꽃잎이 떨어진다 그녀첫울음 삼키고 뿌리내린 오동나무 가지에 걸린 낮달 낯빛이 창백하다 목숨 끈 부여잡은 갈망 여물리지 못한, X염색체란 이름으로 수채로 보낸 비정한 세월은 고리를 잇고 커튼 뒤로 숨은 남자는 제 어미 젖꼭지를 잊은 지 오래다 여자의 넋.. 지렁이는 밟히면 마비된 과거를 잘라 2007.04.24
새 벽.2 새 벽.2 글 : 김영미 미명을 밟으며 시작을 알리는 길목에 어둠이 부숴 지는 소리 있어 꿈결 따라 끈적이는 잠의 유혹을 떨치고 파루치는 세계향한 길다란 기지개 편다. 논두렁 개구리들 별 안고 울어대던 그 새벽길 농부의 투박한 손에는 흙 묻은 삽자루가 태양을 한 입 덥석 물고 있었다 새벽은 어둠을.. 지렁이는 밟히면 마비된 과거를 잘라 2007.02.27
숯빛기억 속에는-치매- 숯빛기억 속에는 -치매- 김영미 이순의 여울에서 애어린 맘으로 돌아앉은 은빛 너울이 햇빛을 쪼고 있다 뼈 속 저리는 *푸네기사랑으로 허리춤 풀어내던 어머니 샘터엔 가시덤불만 번져나가고 서덜 같은 삶 키질하며 가슴 깊이 묻어둔 여심은 잘린 모성의 그루터기마다 옹이로 맺혀 추억을 써레질하.. 지렁이는 밟히면 마비된 과거를 잘라 2007.02.27
눈雪 눈(雪) 김영미 허물마저 살며시 덮어주다 그대 숨결에 녹아 영혼까지 스미어 온전한 당신의 일부가 되고자 비상飛翔을 멈추지 않는 가뿐 춤 사 위 2004.03.08 지렁이는 밟히면 마비된 과거를 잘라 2007.02.27
어머니와 문창호지 어머니와 문창호지 김 영 미 돌계집 10년 세월 대를 잇지 못한 송구함으로 까맣게 사그라들던 가슴 속 염원의 불꽃일어 작은 몸 조각내 여섯 남매 기르신 커다란 당신 묏채같은 멍에를 가슴에 달고 살얼음판 시집살이 순종의 꽃 피워 기도하며 사시더니 돌계집 탈피하여 사늑하던 모정의 .. 지렁이는 밟히면 마비된 과거를 잘라 2007.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