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없는 그리움의 영토에 겨울비 내리던 날 ▲ (삽화=박소향) 겨울 비/ 김영미 봄빛을 풀무질하던 겨울나무는 허공에 걸린 가지를 합장하고 레퀴엠을 연주합니다 머리를 풀고 흐느끼던 숲이 별을 지나쳐 달의 우물을 건드린 걸까 닳은 뼈마디를 숨기느라 잇새로 삼키던 어머니 한숨들이 내려옵니다 맞잡은 손 차마 떨칠 수 없던 그 날처럼 비는 그렇게 하염없이 흐릅니다 백 년의 고독을 안고서 당신도 모르는 길을 가던 숲에서 새의 울음으로 서 있는 건 아니신지요 당신이 떠나던 날 따듯한 추억의 고향도 따라갔습니다 수천 번의 바람으로 당신을 부르면 꿈속에서라도 오시렵니까 나무는 연둣빛을 더하며 내일로 향하는데 슬픔의 영토를 헤아리던 그리움 관성 밖으로 부메랑은 격률의 이별 방식만 돌려보냅니다 [메모] 어머니는 신장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