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불면 3 불면 3 김 영 미 어둠을 깔고 눕는다 생을 잉태한 여신도 코 골며 잠의 비늘을 덮고 휴식하는 밤 헝클어진 어제가 오늘로 뒹굴며혼돈의 늪에 빠진 잠 잃은 뜨락에어둠이 방사한 안개는 빛을 찾아가고 천만근 몸에 돋는 공상의 나래 창호지에 스미는 새벽빛은밤꽃향 알큰한 선잠을 흔들고어둠을 잘.. 그룹명/이쁜 영상시 2007.07.11
[스크랩] 비 오는 날 비 오는 날 김성열 비 오는 날 내 시집을 포장해 들고동네 우체국엘 간다.주소와 이름을 쓰고그 사람을 머릿속에 적어 넣고 걸어간다.내가 왜 가는지 물어보는 사람은 없고,뒤돌아보면 우산 아래 가려진 낯선 얼굴들,빗속을 헤집고 다시 떠오르는 그리운 사람,시집 속의 따스한 체온이 비를 맞고 .. 그룹명/이쁜 영상시 2007.07.04
[스크랩] 해우소 해 우 소 김 영 미 호롱불 들고 선 엄마 가슴너머 해우소 천장엔 조각별이 박혔다 한 낮을 뒹굴던 빈 그릇으로 허기진 조각별 쏟아져 내려도 어린 가슴에 초록별 자라나는 어머니 속적삼 소금꽃에 바랜 세월 오늘도 가을 들녘은 자신을 비우며 곡간을 채우듯 나를 비워가는 마음 속, 초록별 고샅에 날.. 그룹명/이쁜 영상시 2007.07.03
[스크랩] 옥수수대 옥수수대 김영미 시퍼런 잎사귀 번뜩이며 염천 혓바닥도 자를 듯 하더니 결 곱던 금빛머리 까맣게 태웠네 메말라 팍팍한 밭두렁에 서 가뭄 든 혀끝 수액마저 알알이 채워... 알곡 떠나간 사랑의 흉터를 밀잠자리 혼자서 맴돌다 졸고 삼베옷자락 서걱대는 시린 등엔 갈무리 못한 쭉정이를 업고 있네 불.. 그룹명/이쁜 영상시 2007.06.27
[스크랩] 그대 곁에 그리움으로 남고 싶다 아침이슬 같은 신선함으로 새벽을 길어 그리움 하나가득 그대 가슴에 채우고 싶다 푸르면 푸른 대로 하얘지면 하얀 대로 山野를 수놓는 연분홍 계절이면 어떠하고 갈잎 뒹구는 싯누런 계절이면 어떠랴 훌훌 벗어버린 裸木처럼 雪原에 서있을지라도 작은 움틔우는 사랑으로 그대 곁에 그리움으로 남.. 그룹명/이쁜 영상시 2007.05.11
[스크랩] 담쟁이 / 도 종 환 담쟁이 /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잡고 놓지.. 그룹명/이쁜 영상시 2006.11.16
[스크랩]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 노 천명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 노 천명 어느 조그만 산골로 들어가 나는 이름 없는 여인이 되고 싶소 초가 지붕에 박넝쿨 올리고 삼밭에 오이랑 호박을 놓고 들장미로 울타리를 엮어 마당엔 하늘을 욕심껏 들여놓고 밤이면 실컷 별을 안고 부엉이가 우는 밤도 내사 외롭진 않겠소 기차가 지나가 버리는 마을.. 그룹명/이쁜 영상시 2006.11.16
[스크랩] 마른 장작 / 김 용 택 마른 장작/김 용택 비 올랑가 비 오고 나먼 단풍은 더 고울 턴디 산은 내 맘같이 바작바작 달아오를 턴디 큰일났네 재 맘 같아서는 시방 차라리 얼릉 잎 다 져부렀으먼 꼭 좋겄는디 그래야 네 맘도 내 맘도 진정될 턴디 시방 저 단풍 보고는 가만히는 못 있겄는디 아, 이 맘이 시방 내 맘이 아니여! 시방 .. 그룹명/이쁜 영상시 2006.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