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이쁜 영상시

[스크랩] 비 오는 날

언어의 조각사 2007. 7. 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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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 오는 날 김성열 비 오는 날 내 시집을 포장해 들고 동네 우체국엘 간다. 주소와 이름을 쓰고 그 사람을 머릿속에 적어 넣고 걸어간다. 내가 왜 가는지 물어보는 사람은 없고, 뒤돌아보면 우산 아래 가려진 낯선 얼굴들, 빗속을 헤집고 다시 떠오르는 그리운 사람, 시집 속의 따스한 체온이 비를 맞고 젖는다. 우산 위에 떨어지는 빗방울은 삶의 노랫가락이 되어 훌쩍 지나가버린 고달픈 인생여로에 눈물 섞인 유행가 조로 토닥토닥 소리내어 흘러내린다. 인생은 구름같은 것- 인생은 빗물같은 것- 그리운 그것들이 빗줄기에 젖어 하늘에서 떨어지느니 안 잊히는 그녀석들, 보고싶은 그년들 내 영혼의 이바지 보따리를 옆구리에 끼고 먼 곳으로 시집을 보낼려고 우체국으로 걸어가고 있다.
    출처 : 문예사조
    글쓴이 : 산우(김성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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