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이쁜 영상시

[스크랩] 옥수수대

언어의 조각사 2007. 6. 27. 09:06
                          옥수수대

                                         김영미


시퍼런 잎사귀 번뜩이며

염천 혓바닥도 자를 듯 하더니

결 곱던 금빛머리 까맣게 태웠네


메말라 팍팍한 밭두렁에 서

가뭄 든 혀끝 수액마저

알알이 채워...


알곡 떠나간 사랑의 흉터를

밀잠자리 혼자서 맴돌다 졸고


삼베옷자락 서걱대는 시린 등엔

갈무리 못한 쭉정이를 업고 있네


불혹을 넘긴 자식 품에서 놓지 못한

바람 숭숭 든

울 엄마

가슴 같이



2004. 0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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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시향.詩香
글쓴이 : 무인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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