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버린 쓰레기는 없다/ 김영미 서울 시청역을 지나칠 때마다환영처럼 떠오르는 립스틱천사 이정표보다 먼저 눈길이 닿는뽀얀 분칠과 새빨간 입술은자신만의 영역에서샛별이 되기를 원하는 표상일까 행인들은 찌푸린 눈살로 힐끔힐끔헬숙한 숙녀를 바라보며‘노숙녀’라 부른다 숟가락 하나로 모두를 소유한 그녀는온전한 자유인이 아닐까염세주의를 삶 속에 숨겨놓고 있다는 건인간적인 최후의 보루다 낮과 밤의 구분이 없는 곳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그 경계를 더듬적거리다내 안의 나를 잃어버린 그녀 회색빛 도시풍경에서 폭발하던 붉은 빛쓸모없다고 착각한 쓰레기 더미에서빛나는 별들을 보는 순간묵은 감성이 관절을 펴며창백한 입술에 립스틱을 바른다 신이 버린 쓰레기는 없다 [作詩 메모]- 창백한 입술에 립스틱을 바르며지하철역에서 립스틱 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