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렁이는 밟히면 마비된 과거를 잘라

새 벽.2

언어의 조각사 2007. 2. 27. 16:59
새 벽.2

글 : 김영미

미명을 밟으며
시작을 알리는 길목에
어둠이 부숴 지는 소리 있어

꿈결 따라 끈적이는
잠의 유혹을 떨치고
파루치는 세계향한
길다란 기지개 편다.

논두렁 개구리들
별 안고 울어대던
그 새벽길

농부의 투박한 손에는
흙 묻은 삽자루가
태양을 한 입 덥석 물고 있었다

새벽은 어둠을 밝히며
빛으로 오는
만물의 시작이어라

1986.10.17 金煐美印

    '지렁이는 밟히면 마비된 과거를 잘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안천에는  (0) 2007.05.15
    낮 달  (0) 2007.04.24
    숯빛기억 속에는-치매-  (0) 2007.02.27
    눈雪  (0) 2007.02.27
    어머니와 문창호지  (0) 2007.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