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렁이는 밟히면 마비된 과거를 잘라

숯빛기억 속에는-치매-

언어의 조각사 2007. 2. 27. 16:50

      숯빛기억 속에는 -치매-

                                                     김영미

 

이순의 여울에서

애어린 맘으로 돌아앉은

은빛 너울이 햇빛을 쪼고 있다


뼈 속 저리는 *푸네기사랑으로

허리춤 풀어내던 어머니 샘터엔

가시덤불만 번져나가고


서덜 같은 삶 키질하며

가슴 깊이 묻어둔 여심은

잘린 모성의 그루터기마다

옹이로 맺혀


추억을 써레질하는 시계추가 

뒤안길로 묻힌 모성을 고르며

숯빛 기억의 뒤꿈치를 물고 있다


달빛 젖은 강 너머

욕망의 빗장 풀고 시소 타는

등 돌린 어제의 오늘

 

2003.08.27 





煐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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