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렁이는 밟히면 마비된 과거를 잘라

경안천에는

언어의 조각사 2007. 5. 15. 17:32
 

경안천에는

                            김영미

 

한밤중에도

잠들지 않는 경안천으로

물별들이 불러왔나

별빛이 물결치고

달과 별도 내려와 춤추는

비 내린 밤거리는

빛의 축제 중

텅 빈 하늘이

어둠으로 내려앉은 경안천에는

빛줄기가 낮은 운율로 휘돌아 흐른다

우주의 모든 빛 끌어안고서

물속에 갇힌 청석바위도

‘수자원보호구역’에 긁힌

너른골 생채기도 감싸며 흐른다

2006년 12월 -겨울비 오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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