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물 꽃 -나눔의 집에서-
김 영 미
어스름 달빛에도 속살 부끄러워
옷고름 여미던 누이여
해거름 녘, 뒤란 뜰 소래기도
가슴 콩닥이며 여닫던 겁보였다네
검은 바람이 불어와 홀린 듯
사립문 박차고 현해탄을 건넜네
꽃잎보다 여린 맘 벌레 먹혀도
고향 뜰을 그리며 아픔 삭였네
꽃잎 떨어져 진흙에 이지러져도
손잡아 주는 이 아무도 없었네
낯꽃피던 누이 섧은 세월에 이울고
결 곱던 마음 생채기로 옹이졌네
한낮에도 별이 떨어지던 절벽에 서서
눈물은 캄캄 하늘 은하수 이루었네
영원토록 지지 않을 눈물꽃 피워내
세계가슴에 북을 울리네
05.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