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렁이는 밟히면 마비된 과거를 잘라

그날의 노래

언어의 조각사 2007. 6. 5. 08:55
 

그날의 노래- 4.19-

                         김영미

 

전선줄의 참새 떼

쪽빛 거울에 매무새하고

오선지에 앉아 조문을 읊는다.

저들은 목청껏 부르고

내 속울음은 꽃망울에 맺힌다.

펜을 던진 뜨거운 가슴에

붉게 꽃피던 그날의 노래...

별똥별 지던 어둡던 들녘엔

조팝나무마다 조등을 밝히고.

오선지와 조팝꽃을 흔드는

참새들의 살풀이춤.

살아남은 자의 눈물

하얗게 번지는 쪽빛하늘에

흩어지는 꽃잎,

꽃잎들...

06.04.19

 

'지렁이는 밟히면 마비된 과거를 잘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相思의 달빛  (0) 2007.06.19
독 도  (0) 2007.06.14
눈 물 꽃  (0) 2007.06.04
술잔  (0) 2007.06.02
아버지를 추모하며  (0) 2007.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