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相思의 달 빛
김 영 미
뒤란 뜰에 그득한 달빛 그물 안에는
까맣게 타는
눈먼 사랑이 꿈틀대고
한낮에도 별 고이는 옹달샘 옆에는
달팽이 한 쌍
더듬이 세우고 반쪽을 채워준다
풀잎마다 별조각이 미끄럼 타며
꿈꾸는 고요를 애무하니
달맞이 꽃등 켜고 몸살 앓는 뒤란 뜰은
소름 돋는 사랑 판
달개비 꽃 파르르
달빛 베어 물고 눈감으면
젖어드는 열나흘달 앓는 소리가
사랑겨운 달뜬 소리로 들려온다
땅위에서,
땅속에서,
하얗게 사위는 애모愛慕의 가슴에도
2003.0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