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렁이는 밟히면 마비된 과거를 잘라

相思의 달빛

언어의 조각사 2007. 6. 19. 16:05

 

상사相思의 달 빛                                                                

                                                       김 영 미

 

 

뒤란 뜰에 그득한 달빛 그물 안에는

까맣게 타는

눈먼 사랑이 꿈틀대고 

 

한낮에도 별 고이는 옹달샘 옆에는

달팽이 한 쌍

더듬이 세우고 반쪽을 채워준다

 

풀잎마다 별조각이 미끄럼 타며

꿈꾸는 고요를 애무하니

달맞이 꽃등 켜고 몸살 앓는 뒤란 뜰은

소름 돋는 사랑 판

 

달개비 꽃 파르르

달빛 베어 물고 눈감으면

젖어드는 열나흘달 앓는 소리가

사랑겨운 달뜬 소리로 들려온다

 

땅위에서, 

땅속에서,

하얗게 사위는 애모愛慕의 가슴에도

 

2003.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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