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도
김영미
입술 한 번 스쳤다고 네 몸이더냐
가슴 한 번 품었다고 네 것이더냐
백년가약 잉꼬부부도
몸은 하나요
영혼은 각자의 것
파도가
바람과 손잡고 거칠게 촐싹여도
나 돌섬은 흔들리지 않는다
연오랑 세오녀 사랑으로 굳어진 섬
삼국사기, 세종실록지리지에 쌓인 먼지로도
대마도를 덮고 섬마을을 이룬다
넋 나간 주인 뒷퉁수 후리듯
거센 파도 몰고 와
외벽 한 번 스쳐보고 소금꽃 피웠다고
나 독도는 네 것일 수 없단다
나는 돌섬
너는 파도
어울렁 더울렁 어깨동무 친구 되어
세계의 하늘 향해 호탕하게 웃어 보자.
2005.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