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렁이는 밟히면 마비된 과거를 잘라 90

빈집.2

빈집 .2 김 영 미 허물어진 돌담위로 산빛이 녹아든다. 누렇게 바랜 독촉장이 폐허의 그림자를 지키던 방에는 거미집에 갇힌 씨앗망태가 흙벽에 누워 낮잠을 잔다. 썩은 툇마루 아 래 웅크린 작은 운동화 한 켤레가 졸음 가득한 얼굴로 기다림의 끈을 꼬옥 잡고 있다. 2006.07.28 착각의시학.15 07.07.14 수원 원천유원지에서 선상 시낭송회를 마치고 온 후 빈집(원글)을 빈집.2 빈집.3 으로 나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