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금치산자 사랑은 금치산자 김영미 비엔나커피에 생크림 녹듯 밤의 빈 잔에 가득 고인 안개가 햇살 속으로 잦아듭니다 하루를 밀어 올리며 곰팡내 나는 언어가 기지개켜는 아침 통증마저 황홀한, 애증카페인에 중독된 영혼의 빈 곳간 비워갈수록 넓어지는 자리엔 그리움 가득하고 빛은 어둠의 어.. 지렁이는 밟히면 마비된 과거를 잘라 2007.10.09
갈증 갈증 김영미 조가비 생채기는 진주가 되지만 사랑이 할퀸 가슴 무엇으로 남을까 느끼면서도 확인하고픈, 받을수록 채워지지 않는 목마름 허기진 애증으로 기우뚱한 가슴, 탐욕의 뻘 게우는 모래시계 되어 비우면서 채울수는 없을까 오늘도, 나만 채워달라고 사랑을 썰물에 실어 보내며 .. 지렁이는 밟히면 마비된 과거를 잘라 2007.09.03
그림자 그림자 김영미 밀물이 하루를 밀어 놓고 놀 따라 갑니다. 풍파에 닳은 조개껍질에 썰물이 쓸고 간 여름날의 열정, 그 비밀스런 이야기를 풀 어 노을이 됩니다. 07.08.24 그리움에 멍든 맘, 얼 만큼 헹궈야 사랑으로 데인 가슴, 얼 만큼 바래야 노을을 닮아갈까? 지렁이는 밟히면 마비된 과거를 잘라 2007.08.27
부평초 부평초 김영미 내 것이 아니라 욕심나고 가까이 할 수 없어 더욱더 간절한 영원을 기약할 수 없어 격정의 불꽃 이는 혼절토록 아름다운 만남 헤어질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심장이 타듯 온몸 수분이 졸아버린 듯 답답해지는 이별 전의 순간은 오작교에서 느끼는 황홀한 통증이겠죠 .. 지렁이는 밟히면 마비된 과거를 잘라 2007.08.20
빈집.4 빈집.4 김영미 쟁기소리 사근대던 논배미에, 꽃빛 밝혀 봄을 뜯던 들녘에, 세월의 지문이 희미하다 잡풀 무성한 외양간 흙벽엔 되새김질하는 農者天下之大本 녹슨 소리에 *워낭이 운다 봉두난발 삶 묵정밭에 묻고 도회생활 이스트에 미래를 부풀리던 아낙의 가슴은 덤불밭이다 급여수당.. 지렁이는 밟히면 마비된 과거를 잘라 2007.07.17
빈집.3 빈집.3 김영미 아이들 소리 하늘을 쪼개날던 마당에는 벌 나비만 기웃대고 씀바귀, 애기똥 풀더미마다 적막의 진액 감춘 샛노란 망울들이 햇살을 퉁기며 노닐고 있다 저 혼자 핀 앵두꽃 결을 훔치는 바람, 흩어지는 꽃잎은 그리움 맺힌 씨알을 스치고 아이 눈망울처럼 반짝이며 꿈 가득한 .. 지렁이는 밟히면 마비된 과거를 잘라 2007.07.17
빈집.2 빈집 .2 김 영 미 허물어진 돌담위로 산빛이 녹아든다. 누렇게 바랜 독촉장이 폐허의 그림자를 지키던 방에는 거미집에 갇힌 씨앗망태가 흙벽에 누워 낮잠을 잔다. 썩은 툇마루 아 래 웅크린 작은 운동화 한 켤레가 졸음 가득한 얼굴로 기다림의 끈을 꼬옥 잡고 있다. 2006.07.28 착각의시학.15 07.07.14 수원 원천유원지에서 선상 시낭송회를 마치고 온 후 빈집(원글)을 빈집.2 빈집.3 으로 나누다. 지렁이는 밟히면 마비된 과거를 잘라 2007.07.17
矛盾 나비효과-矛盾- 김영미 어둡던 사랑도 끝낸 유배지인 가슴에 당신은 빛 혼을 잇는 탯줄입니다 꽃진 자리 열매 영그는 마른 잎 사이 움 틀고 잠든 곤한 여심을 흔들어 깨운 꽃술만 훑고 간 날갯짓으로 잠시 스쳐가는 바람인줄 알았는데, 천상으로 이어갈 무성곡입니다 유배된 가슴에 *다솜.. 지렁이는 밟히면 마비된 과거를 잘라 2007.06.25
相思의 달빛 상사相思의 달 빛 김 영 미 뒤란 뜰에 그득한 달빛 그물 안에는 까맣게 타는 눈먼 사랑이 꿈틀대고 한낮에도 별 고이는 옹달샘 옆에는 달팽이 한 쌍 더듬이 세우고 반쪽을 채워준다 풀잎마다 별조각이 미끄럼 타며 꿈꾸는 고요를 애무하니 달맞이 꽃등 켜고 몸살 앓는 뒤란 뜰은 소름 돋.. 지렁이는 밟히면 마비된 과거를 잘라 2007.06.19
독 도 독 도 김영미 입술 한 번 스쳤다고 네 몸이더냐 가슴 한 번 품었다고 네 것이더냐 백년가약 잉꼬부부도 몸은 하나요 영혼은 각자의 것 파도가 바람과 손잡고 거칠게 촐싹여도 나 돌섬은 흔들리지 않는다 연오랑 세오녀 사랑으로 굳어진 섬 삼국사기, 세종실록지리지에 쌓인 먼지로도 대.. 지렁이는 밟히면 마비된 과거를 잘라 2007.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