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렁이는 밟히면 마비된 과거를 잘라

사랑은 금치산자

언어의 조각사 2007. 10. 9. 16:48
 

사랑은 금치산자

                                                              김영미

 

비엔나커피에 생크림 녹듯

밤의 빈 잔에 가득 고인 안개가

햇살 속으로 잦아듭니다

하루를 밀어 올리며

곰팡내 나는 언어가 기지개켜는 아침

통증마저 황홀한,

애증카페인에 중독된 영혼의 빈 곳간

비워갈수록 

넓어지는 자리엔 그리움 가득하고

빛은 어둠의 어깨에 기대어

혼,

자존,

목숨도 버릴 백치사랑을 마십니다

빛은 빛으로 인해 사그라지고

어둠 속으로 어둠이 잦아듭니다.

 

2007.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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