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3
김영미
아이들 소리
하늘을 쪼개날던 마당에는
벌 나비만 기웃대고
씀바귀, 애기똥 풀더미마다
적막의 진액 감춘 샛노란 망울들이
햇살을 퉁기며 노닐고 있다
저 혼자 핀
앵두꽃 결을 훔치는 바람,
흩어지는 꽃잎은
그리움 맺힌 씨알을 스치고
아이 눈망울처럼 반짝이며
꿈 가득한 주머니를 채워주던
먼지 낀 유리구슬이
소꿉 놀던 뜰 찾은 길손을 반긴다
흔들리는 것은 바람 때문만은 아니다.
빈집.3
김영미
아이들 소리
하늘을 쪼개날던 마당에는
벌 나비만 기웃대고
씀바귀, 애기똥 풀더미마다
적막의 진액 감춘 샛노란 망울들이
햇살을 퉁기며 노닐고 있다
저 혼자 핀
앵두꽃 결을 훔치는 바람,
흩어지는 꽃잎은
그리움 맺힌 씨알을 스치고
아이 눈망울처럼 반짝이며
꿈 가득한 주머니를 채워주던
먼지 낀 유리구슬이
소꿉 놀던 뜰 찾은 길손을 반긴다
흔들리는 것은 바람 때문만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