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조재선)은 1963년 12월 10일에 태어나 용이 될 수 있음에도 좀 더 일찍 태어나 토끼가 되었고, 아버지 생신 전날에 세상 빛을 보았기에 생일상을 제대로 받질 못했다 한다. 내 어린 시절의 십이월은 크리스마스가 있는 겨울로 즐겁게 길었다. 깊이 숨어 지내던 농기구와 그 혹독한 고립을 견뎠을 부모님 덕분에 마음만 들뜨던 설맞이로의 헤아림이 나의 12월 기억이다. 그런 날, 고흥 땅의 12월을 뜨겁게 열었던 남편의 겨울은 어떠했을까 궁금해진다. 서로가 다른 환경에서 성장한 그 세월의 간극을 넘어서 나와 결혼을 한 남편의 생일은 또 장인의 생신 전날이라서 충주에 사는 장인 생신을 축하하곤 본인 생일날엔 전라도 고흥에 계신 아버지 생신을 축하하러 가는 고단한 여정이라 결국 본인의 생일상은 변변하게 받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