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사랑방

환갑이라네~~

언어의 조각사 2024. 1. 24. 21:07

남편(조재선)은 1963년 12월 10일에 태어나

용이 될 수 있음에도 좀 더 일찍 태어나 토끼가 되었고,

아버지 생신 전날에 세상 빛을 보았기에 생일상을 제대로 받질 못했다 한다.

내 어린 시절의 십이월은 크리스마스가 있는 겨울로 즐겁게 길었다.

깊이 숨어 지내던 농기구와 그 혹독한 고립을 견뎠을 부모님 덕분에

마음만 들뜨던 설맞이로의 헤아림이 나의 12월 기억이다.

그런 날,

고흥 땅의 12월을 뜨겁게 열었던 남편의 겨울은 어떠했을까 궁금해진다.

서로가 다른 환경에서 성장한 그 세월의 간극을 넘어서

나와 결혼을 한 남편의 생일은 또 장인의 생신 전날이라서

충주에  사는 장인 생신을 축하하곤 본인 생일날엔 전라도 고흥에 계신 

아버지 생신을 축하하러 가는 고단한 여정이라 

결국 본인의 생일상은 변변하게 받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 어느덧 60의 숫자 앞에 이르렀고,

환갑이 되었다.

이제 장인은 하늘나라에서 사위의 생일에 축복을 내려주실 것이고

아버지는 요양병동에서 아들 생일을 기억하며 축복의 기도를 하셨으리라...

그 안타까운 생일의 추억을 보상해 줄 순 없겠지만

지금은 아들과 딸이 훌륭하게 장성하여, 

군복무중인 아들은 훈련 기간임에도 여자친구와 함께, 

결혼한 딸은 예쁜 손녀와 든든한 사위를 대동하고 꼼꼼한 이벤트로

아버지 회갑연을 준비해 주었다.

처가에서 보내준 축하금을 그냥 받을 수 없다며 모두를 초대하였고,

사업상 또는 직장의 사정으로 불참한 몇몇을 제외하고는 온가족이 모였다.

 

2024년 1월 20일(음력 12월 10일) 저녁 6시 30분

이천에 있는 한식전문점인 '청목'에서

온 가족들의 사랑과 손녀가 불러주는 생일축하노래와 박수 속에서

작지만 온 마음으로 전하는 생일축하를 받았다.

happy birthday to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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