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사랑방 161

세번 째 스무살

'꿈'이라고 발설하면 그 유효성이 사라지는 속성 때문일까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을 빼곤 더는 기억하길 거부하며 살아왔는데, 어느덧 나에게 환갑이라고 말해줍니다. 그러나 붕어빵 속엔 붕어가 없다는 나의 리얼리즘 속엔 어쩌면 더 많은 꿈이 자생하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꿈을 분실하고 살면서 감쪽같이 나와 동행하던 삶의 분신임을 잊고 살았는데... 오늘은 그 분실의 분량이 현실적 삶의 벽에 눌러 붙어 보이지 않았던 꿈의 잔영이라고 행복지수를 높이며 야광처럼 빛나는 날이었다. 어려운 환경을 딛고 스스로의 삶을 단단하게 적립한 딸은 든든한 사위와 귀한 손녀와 함께, 가난한 부모로 인해 꿈을 포기한 줄 알았던 아들은 더 멋진 포부를 가슴에 품고서 여자친구와 함께 맛 집을 물색해서 정성스레 회갑파티를 열어주었다. 어..

그룹명/사랑방 2023.05.06

종합문예지 <착각의 시학> 창간 10주년

2023년 3월 25일 서울 남산 문학의 집에서 창간 10주년 행사가 열렸다. 나는 초대시 낭송자로 이승하시인(중앙대교수)의 시 '늙은 어머니의 발톱을 깎아드리며'를 낭송했다. 이승하시인 앞에서 낭송하자니 설렘을 앞선 긴장감이 엄습했지만, 시인의 시심 속으로 들어가 그 심중을 풀어내는 심정으로 낭송했다. 늙은 어머니의 발톱을 깎아드리며 이승하 작은 발을 쥐고 발톱 깎아드린다 일흔다섯 해 전에 불었던 된바람은 내 어머니의 첫 울음소리 기억하리라 이웃집에서도 들었다는 뜨거운 울음소리 이 발로 아장아장 걸음마를 한 적이 있었단 말인가 이 발로 폴짝폴짝 고무줄놀이를 한 적이 있었단 말인가 뼈마디를 덮은 살가죽 쪼글쪼글하기가 가뭄 못자리 같다 굳은살이 덮인 발바닥 딱딱하기가 거북이 등 같다 발톱 깎을 힘이 없는 ..

그룹명/사랑방 2023.03.27

삼천갑자 동방삭 이야기와 계묘년 사자성어

- 삼천갑자 동방삭 이야기- -三千甲子면 18만년 을 말합니다.- 중국과 우리나라 고전에 "삼천갑자" (三千甲子)를 살았다는 "동방삭"(東房朔)이 등장한다. 그의성씨는 장(張)씨 본명은 만천(曼仟)이다. 지금의 중국 산둥성 사람이였다. 그런데"삼천갑자"란 무엇이고"동방삭"은 어떤 사람인가? 먼저"삼천갑자"란? 1 갑자는 60년을 말한다. 즉 1갑자 60년을 돌고나면 회갑, 환갑이라 말하는 것이다. 회갑은 환갑.주갑.갑년이라고도 하는데 같은 뜻이다. 60 주기는 중국 은나라 시대에서 유래 되었으니 3000년 전 이다. 12 지간(地干) 즉 12 가지 동물을 띠로 정했다. °쥐 (자子) °소 (축丑) °범 (인寅) °토끼 (묘卯) °용 (진辰) °뱀 (사巳) °말 (오午) °염소 (미未) °원숭이 (신辰) ..

그룹명/사랑방 2023.03.24

12월의 광주시 우먼리더스

2022년 12월 14일 수요일, 경기도 광주시의 '우먼리더스'의 해끝모임은 도척면에 위치한 금미영지도자가 운영하는 에서 2023년을 따듯하게 마무리했습니다. 각자의 이취임식과 회장직을 내려놓느라 불참한 소미순, 변경화, 박병선지도자의 빈자리가 허전했지만, 이 또한 열정적인 봉사의 삶이 빛을 발함이라는 생각으로 아쉬움을 접었습니다. 신선하고 달달한 장보기로 모두를 즐겁게 해 준 손미자 총무와 조형자, 심복화, 김복자, 이선희지도자님... 모든 회원님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한 장 남은 12월도 절반이 허물어집니다. 백석선생이 방울소리를 흔들며 동구 밖에서 흰눈을 또 몰고 왔습니다. 저 12월의 눈 위에는 봉사하는 ‘광주시우먼리더스’의 따듯한 발자국이 먼저 새겨져 있겠지요. 이런 날엔 염화칼슘도 잊고 당나귀..

그룹명/사랑방 2022.12.15

11월의 광주시 우먼 리더스

새로운 계절의 안쪽으로 차곡차곡 쌓인 초겨울의 풍경들을 상상해 보는 일은 또 다른 설렘으로 어떤 잎들은 건반 밖 오음계 속에서 바람의 선율을 노래합니다. 그 계절이 지금 막 광주시 우먼리더스의 일정 속으로 들어왔기에 우리는 가을이 비워지기 전 청남대로 향했다. 때마침 국화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서 가을 정취와 향기를 가슴 가득 품을 수 있었다. 고흐의 팔레트에서 흘러왔을까? 노란 은행잎과 붉은 단풍이 대청호와 어우러져 우리를 반겼다. ‘따듯한 남쪽의 청와대’라는 청남대는 1983년부터 20년간 대한민국 대통령 공식별장이자 제2집무실로 이용되었던 곳이다. 123종의 아름다운 조경수와 143종의 야생화, 천연기념물인 각종 조류와 동물들이 서식하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간직한 곳이다. 회원 모두가 주부라서일까? 새..

그룹명/사랑방 2022.11.07

기울어진 시월의 밤을 추모하며

데카르트에 의하면 모든 사물은 가까이하면 그 모서리의 모난 곳이 드러난다고 했던가요.. 그렇게 보자면 우리는 위선이나 위험의 징조를 파악해야 할 때마다 먼 곳의 관점을 빌리는 듯도 합니다. 그래선지 사람들은 위험을 예측하거나 확인하는 일을 진실을 확인하는 것보다 더 어려워하는지도 모릅니다. 문득 어느 낡고 습기 찬 계단을 내려가다가 예상치 못한 계절을 만난 듯 2022년 10월의 끄트머리에서의 밤은 그렇게 위험에 대비하지 못한 축제, 젊은이들과의 이별로 미끄러진 핼로윈데이가 되었습니다. 아직 이육사의 발자취를 찾던 안동으로의 문학기행 여독이 풀리지 않았는지 시월의 끝날이 와닿지 않던 차에 안타까운 소식으로 가슴이 먹먹합니다. 고령화 사회를 짊어진 이들에게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며...

그룹명/사랑방 2022.10.31

밤하늘은 깨진 파일이다

밤하늘은 별들의 주유소다 ‘화기엄금’이라는 문구를 읽으며 신생의 별들은 또 먼 길을 주유한다. 몇 개의 성좌를 희미한 여행지로 지목하며 낡은 바코드를 찍는다. ... 밤하늘을 드라이브하는 일은 늘 모국어 속을 헤매는 위태로운 문장들 같습니다. 그 안엔 윤동주 시인님의 북간도와 고국의 어머니도 복사되고 있습니다. 밤하늘은 참 아름다운 지상의 형무소가 아닐 수 없습니다. 2022년 11월2일의 밤하늘도 그렇게 눈물겹도록 아름답습니다. 2022.겨울 순수문학

그룹명/사랑방 2022.10.19

허난설헌을 만나다

2022년 10월 15일 남한산서아트홀에서 창작오페라 ‘허난설헌’쇼케이스가 열렸다. 나는 딸의 시어머니를 초대해서 함께 관람할수 있어서 참 좋았다. 허봉과 초희, 허균은 시대를 초월한 인물이다. 이들 가족의 생각은 시대의 이단(異端)일 수밖에 없는 유교가 근본이념인 조선에서 허초희(난설헌)는 여인으로 태어났으니, 엄격한 신분제도와 남녀의 차별 없이 평등하고 공정한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세상을 설계한다는 것이 허망한 이상으로 치부되는 세상에서는 탁월한 능력이 오히려 견디기 힘든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경험했을 것이다. '이상국(理想國)건설'이라는 유토피아가 꿈이 아닌 지금 이 시대에 우리와 공존할 수 있음은, 그분의 묘소가 있는 너른고을 광주의 큰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초연한 창작오페라 ‘허난설헌’쇼..

그룹명/사랑방 2022.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