숯빛기억 속에는 숯빛기억 속에는-치매- 김 영 미 이순의 여울에서 애어린 맘으로 돌아앉은 은빛 너울이 햇빛을 쪼고 있다 뼈 속 저리는 *푸네기사랑으로 허리춤 풀어내던 어머니 샘터엔 가시덤불만 번져나가고 *서덜밭 삶을 키질하며 가슴깊이 묻어둔 여심 잘린 기억의 그루터기마다 옹이로 맺혀 추억을 .. 시작노트 2006.12.15
빨래를 하며 빨래를 하며 김영미 세상더러움 감싸주는 꺼풀 되어 밟히고 채이고 뒤틀리어 뼈 속까지 스며든 먹물을 토해 번뇌를 헹구고 집착도 해감한다 부귀를 동냥하던 몸을 벗어나 비우기 위해 흘리는 눈물처럼 나를 버려야만 온전할 수 있는 자유로운 존재의 가벼움이여 비워야만 채워지는 해탈.. 시작노트 2006.11.09
내일은 내일은 김 영 미 어둠이 수묵화 그리던 이방인 거리에 뿌리내리지 못한 열망의 잔해가 달빛 한입 베어 물고 시린 가슴 뜨겁게 토악질한다. 대추나무에 걸린 깨진 달이 금단의 능금밭을 훔치며 혼돈의 우듬지를 비추니 토막 난 사념이 별똥별로 진다 불혹의 가시밭에 맨발로 서서 잃어버.. 시작노트 2006.11.09
제 자리에서 제 자리에서 김영미 산이 제 그림자 안고 어둠 속으로 잠길 때 꽃진 자리에서 별이 떠오른다 놀을 길어 내리는 산등성 아래로 둥지 찾는 기러기 무리지어 날아들고 산자락에 터 잡은 아부지 산소에선 눈물 빛 밤안개가 별을 따고 있다 달빛 기운 자리에도 꽃은 피어나 기러기 깃 터는 소.. 시작노트 2006.11.09
양 파 양 파 김영미 그리움 한 꺼풀 벗겨내니 아린 마음만 남았네요 벗기고 또 벗기니 눈물만 흐르네요 도톰히 싹을 품고 심연(心淵)에 감추고 있는 짝사랑의 밀어처럼 04.07.13-출근버스 안에서 시작노트 2006.11.09
계곡에서 계곡에서 김영미 남한산성 새 소리와 어우러지다 흘러흘러 바윗돌에 부숴지는 하얀 분신들 그 연연이 이어지는 조각 진 몸둥어리는 다시금 조잘대며 내 달린다 사랑도 미움도 찰나의 마음이거늘 한낱 계곡 물소리도 저다지 정겨운데 우리네 사람들은 ... 1984.10 시작노트 2006.11.08
새벽.5 새벽.5 心田김 영 미 산새소리가 안개를 쪼아대고 하늘은 콧노래로 길을 내고있네 부서지는 햇발아래 춤추는 이슬방울 발끝이 이쁜 샐녘에 *콤바인이 하루를 열며 금싸락알곡 밟고 가는 바람을 가르네 *구가마하는 농부 가슴에선 FTA로 타는 한숨이 하늘길 따라 가네 건너말 공장굴뚝에서.. 시작노트 2006.10.20
짝사랑 당신은 내 맘을 앗아갔습니다 전신의 감각도 멈추었습니다 움직일 수도 없습니다 다만 눈빛만이 당신을 쫓을 뿐 당신은 조그막 가슴에 파도를 몰고 와 모든것을 삼켜버렸습니다 꿈 희망 오만까지도 당신은 무심한 바다였습니다 온통 나를 쓸어가버리고 목마른 가슴 유유히 흔드는 짓궂.. 시작노트 2006.10.04
빈집 빈 집 心田김 영 미 허물어진 돌담위로 산빛이 녹아든다 누렇게 바랜 독촉장이 폐허의 그림자를 지키는 방에는 거미집에 갇힌 씨앗망태가 흙벽에 누워 낮잠을 잔다 저 혼자 피고 지는 앵두나무 꽃 결 훔치는 바람 흩어지는 꽃잎 씨방을 스치는, 흔들리는 것은 바람 때문만이 아니다 마당 .. 시작노트 2006.08.04
불빛 불빛 김영미 별빛 깨물던 개구리 소리 뚝- 멈춘 논두렁길엔 교복치맛자락만 스치우고 샛별 보며 나선 길 달빛 밟으며 돌아가던 오두막은 어머니 기도가 길라잡이 빛으로 반짝입니다 내 탯줄 묻힌 그 집터엔 산 그림자 고즈넉이 풀벌래만 지즐대고 논바닥 참방대던 별들의 발자국은 바랜.. 시작노트 2006.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