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숯빛기억 속에는

언어의 조각사 2006. 12. 15. 17:20

숯빛기억 속에는-치매-

                              김 영 미

 

 

이순의 여울에서

애어린 맘으로 돌아앉은

은빛 너울이 햇빛을 쪼고 있다

 

뼈 속 저리는 *푸네기사랑으로

허리춤 풀어내던 어머니 샘터엔

가시덤불만 번져나가고

 

*서덜밭 삶을 키질하며

가슴깊이 묻어둔 여심

잘린 기억의 그루터기마다 옹이로 맺혀

 

추억을 써레질하는 시계추는

뒤안길로 묻힌 모성을 고르며

숯빛기억의 뒤꿈치를 물고 있다

 

달빛 젖은 강 너머

욕망의 빗장 풀고 시소타는

등 돌린 어제의 오늘

 

2003.08.27

 

*푸네기-가까운 제살붙이

*서덜- 생선의 살을 발라내고 남은 뼈/ 냇가나 강가의 돌이 많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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