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사랑방 163

유년의 뜰을 잡아당기다

유년의 뜰을 잡아당기다 김영미   갈 볕 고운 화창한 주말이다.친구와 함께 오른 설봉산은 싱그럽고 아름다운 품을 열어 반갑게 맞아줬다.산에서는 오고 가는 질서의 길목에서의 모든 일은 겸허하다.마을 밖 나지막한 언덕을 넘어온 풀벌레들의 관절이 좀 더 튼실해질 듯하다. ‘설봉산(394m)은 부의 서쪽 5리 되는 곳에 있는데 진산이다’라는 동국여지승람에 기록이 있다.또한, 무학 부학 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이는 산 정상에서 굽어볼 때 학이 나래를 펼친 모습과 흡사하여 유래되었다고 추정된다.설봉산은 험준하지 않은 산세가 운치 있어서 산행이 초보인 나도 오르기 좋은 산이다.약수터가 8개소나 있으며 김유신 장군이 삼국통일을 위해 작전을 세웠다는 ‘설봉산성’과 의상대사가 창건했다는 ‘영월암’(향토유적 ..

그룹명/사랑방 2019.10.13

축복해 주세요~^^

190302*1220=사위 얻는 날 김영미 꽃 지고 열매 떨구던 마디마다 옹이가 자란다 옹이가 빛나는 어미의 전생은 무성한 나무였던가 너무 소중해 내 분신으로 알던 딸이 시집을 간다 새벽이 오면 내안에 웅크렸던 나비와 새들도 건너편 숲으로 날아갈 것이다 꽃을 열고 나가면 온통 봄날이었다 꽃과 꽃잎 딛고 온 나비가 꿈이 되던 시절 태양은 조근조근 속삭이며 무디게 저문다 한낮의 열기가 지붕과 심장을 달굴 때도 저물녘 햇살 스러지는 소리는 달콤했다 열매의 날에 들숨을 통과한 건 온통 사막이었다 마른 대궁의 이슬조차 곰팡이들 사생활에 편입되고 모래의 늑골을 빠져나온 삶이 경전이 되는, 봉숭아 꽃물 같던 노을이 손톱에서 사라져도 한밤은 가물가물 비틀대며 새벽을 부려놓는다 딸아, 시댁에서도 고운 꽃이 되거라 비바람..

그룹명/사랑방 2019.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