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사랑방

4.3 영화<지슬>

언어의 조각사 2019. 4. 6. 09:48

 

 

YMCA의 정대표의 초대로​ 영화관에 도착하니, 신동헌광주시장과 소병훈국회의원 그리고 시,도의회의원들이 영화관람을 위해 모여있었다.

 

<지슬>은 1948년 11월 15일, 제주도 북서부지역 산간마을의 민간인 학살을 배경으로 엮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1948년 11월 미 군정하의 당국은 제주 섬 해안선 5km밖에 있는 모든 사람을 폭도로 간주하고 무조건 사살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를 피해 깊은 산 동굴 속으로 피신하는 마을 주민들과 그들을 쫓는 토벌군의 이야기다. 이 영화의 스토리 중심은 사람들 안에 있다.

제주 섬사람들이 왜 빨갱이로 내몰렸는지, 왜 죽어야만 했는지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스토리가 전개된다.

 

죽음이 다가오는지도 모른 채 넓궤동굴 안에서 사람들은 옹기종기 모여 농담과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감자를 먹고 있다.

동굴에서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이 시련이 끝날 거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

이들의 순박함으로, 그동안 잘못알고 있던 나의 무지한 역사관으로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이 답답하고 먹먹해서 눈물이 났다.

 

제주 4.3사건을 다룬 영화 <지슬>은 중의적인 의미의 영화 제목이다.

제주어로 땅의 열매인 ‘감자’를 뜻한다.

제주 섬의 주민들이 춥고 어두운 동굴 속에서 삶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감자,

그 뜨거운 생명력으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영화 속에서 감자는 중요한 삶의 매개체로 장면 곳곳에서 드러난다.

첫 장면부터가 위령제를 펼치는 듯 하늘에서부터 구름이 마을로 살포시 내려온다.

바람을 타고 원혼들이 내려온 듯 마룻바닥에 나뒹구는 제기들을 보여주며 시작되었다.

 

<지슬>은 4.3당시 제주도 슬픔을 무채색으로 스크린에 담아 그 참혹함과 순박한 주민들의 순수한 마음이 먹먹하게 전해지는 영화였다.

영화는 제의적 형식을 띈 네 개의 시퀀스로 전개된다.

1.‘신위’(神位-영혼을 모셔 앉히다 - 1948년 11월의 군인과 마을주민들을 현재로 불러온다.

​2.‘신묘’(神廟-영혼이 머무는 곳- 4.3 당시 제주주민의 삶을 재조명하며 그들이 죽음에 이르는 과정이다.

​3.‘음복’(飮福-영혼(귀신)- 영화에서 어머니가 군인에게 살해당하면서도 품었던 감자를 동굴로 피신한 사람들이 목숨을 연명함을 표현했다.

​4.‘소지’(燒紙)신위를 태우며 드리는 염원- 이름 없이 사라져야 했던 무고한 사람들의 넋을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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