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사막/ 정호승 마음의 사막/ 정호승 별똥하나가 성호를 긋고 지나간다 낙타 한마리가 무릎을 꿇고서 기도한지는 이미 오래다 별똥은 무슨 죄가 그리 많아서 무릎조차 펴지 못하는가. 다시 별똥 하나가 성호를 긋고 지구 밖으로 떨어진다. 위경련을 일으키며 멀리 녹두꽃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머리맡에 비수 한 .. 그룹명/좋은 글 훔쳐보기 2007.06.12
그리운 꽃편지 .7 / 김용택 가을이다 선들바람 부는 길가에 들패랭이꽃 한송이를 따서 너에게 주랴 풀벌레 우는 풀밭 속에 피는 들국 한송이를 꺾어다가 너에게 주랴 이 세상의 모든 그리움들이 길이 되어 이 세상으로 하얗게 뻗는 가을 저녁 꽃을 들고 너에게로 가는 길들은 모두 막힌다 돌아갈 길도 캄캄하게 어두워 풀벌레만 .. 그룹명/좋은 글 훔쳐보기 2007.06.12
그리움에게/ 곽재구 그대에게 긴 사랑의 편지를 쓴다 전라선, 지나치는 시골역마다 겨울은 은빛 꿈으로 펄럭이고 성에가 낀 차창에 볼을 부비며 나는 오늘 아침 용접공인 동생 녀석이 마련해준 때묻은 만원권 지폐 한 장을 생각했다 가슴의 뜨거움에 대해서 나는 얼마나 오래 생각해야 하는 것일까 건축공사장 막일을 하.. 그룹명/좋은 글 훔쳐보기 2007.06.12
ㅇ 좋은 시를 쓰려면 ㅇ 좋은 시를 쓰려면 -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해서 써야 한다. - 적어진 글을 소리내어 읽으면서 문맥의 흐름을 다듬는다. - 우연한 기회에 스치는 영감을 메모해 두었다가 적당한 시어로 옷입히기를 한다. - 메모하는 습관을 가진다. - 추상과 구상을 적당하게 배분한다. - 직유보다는 은유에 치중해서 글.. 그룹명/문학의 향기(공부방) 2007.05.23
꽃잎으로의 전언/남기선 꽃잎으로의 전언 남기선 희망이 절망에 젖어있을 때 꽃이 피자 비가 내렸다 어둠 속에서 몇 잎의 움직임 허공 빈 곳을 찾아 산고에 시달리고 있을 때 그대는 상처 옆에 열어둔 창문을 두드렸다 밤은 자정을 지나 비를 맞는데 ‘자나요’ 짧은 전문 하나가 휴대폰을 울린다 그대에게서 오는 눈먼 희망은.. 그룹명/좋은 글 훔쳐보기 2007.05.15
[스크랩] 그대 곁에 그리움으로 남고 싶다 아침이슬 같은 신선함으로 새벽을 길어 그리움 하나가득 그대 가슴에 채우고 싶다 푸르면 푸른 대로 하얘지면 하얀 대로 山野를 수놓는 연분홍 계절이면 어떠하고 갈잎 뒹구는 싯누런 계절이면 어떠랴 훌훌 벗어버린 裸木처럼 雪原에 서있을지라도 작은 움틔우는 사랑으로 그대 곁에 그리움으로 남.. 그룹명/이쁜 영상시 2007.05.11
초우草雨 초우草雨 / 한기홍 저민 가슴 휘돌아 안개비가 젖어듭니다 이 사랑도 저 사랑도 풀잎 되어 울컥 이는데, 백리 밖 그 집 뜨락 섬돌 빛에도 노오란 비창悲愴이 번져요 그리운 모든 것들은 늘 갈망어린 침을 흘립니다 풀잎들은 언제나 만만해서 나 또한 억세게 부여잡고 몸 던져 구르기도 했지만, 아 아 으.. 그룹명/좋은 글 훔쳐보기 2007.04.27
까치밥 까치밥 시인 박성숙 집 나간 자식 그리운 어미 감나무 앞을 지날 때마다 뱉어낸 이름이 가지에 올라가 영근다 속으로만 단단히 동여맨 하늘도 짐작키 어려운 속내 자식 불러들이듯 하나 둘 휑한 가슴 한 켠에 켜켜이 쌓는다 동구 밖까지 길게 뻗은 가지 발갛게 짓무른 눈 가지 끝에 ��린 몇 덩이 차.. 그룹명/좋은 글 훔쳐보기 2007.03.30
카페 칼리에서 / 고명수 삶이 조금씩 무료해지기 시작하는 오월에는 그대여, 카페 「칼리」로 가 보라 굽이굽이 돌아가는 세월리 안쪽에 숨어 있는 항해선 모양의 카페 「칼리」에 가 보면 안다 산다는 것이 때로 가슴계곡을 후비지만 물살은 그대의 가슴을 눙치고 흘러간다는 것을 불심 지극한 금.. 그룹명/좋은 글 훔쳐보기 2007.03.13
미래를 파는 노점 / 유안진 불시착한 정류장에서 우연히 듣는 <겨울 나그네>는 중후반으로 이어지는데 미리 와서 추위에 떠는 미래들을 본다 이름표를 목에 건 매화 앵두 살구 복숭 목련 진달래의 묘목들은 입양을 기다리는 전쟁고아들같이 맨발에 맨종아리 홀옷 넝마 걸친 채로 겁먹은 듯 떨고들 섰다 바구니에 담겨 서툴.. 그룹명/좋은 글 훔쳐보기 2007.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