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그대 곁에 그리움으로 남고 싶다 아침이슬 같은 신선함으로 새벽을 길어 그리움 하나가득 그대 가슴에 채우고 싶다 푸르면 푸른 대로 하얘지면 하얀 대로 山野를 수놓는 연분홍 계절이면 어떠하고 갈잎 뒹구는 싯누런 계절이면 어떠랴 훌훌 벗어버린 裸木처럼 雪原에 서있을지라도 작은 움틔우는 사랑으로 그대 곁에 그리움으로 남.. 그룹명/이쁜 영상시 2007.05.11
초우草雨 초우草雨 / 한기홍 저민 가슴 휘돌아 안개비가 젖어듭니다 이 사랑도 저 사랑도 풀잎 되어 울컥 이는데, 백리 밖 그 집 뜨락 섬돌 빛에도 노오란 비창悲愴이 번져요 그리운 모든 것들은 늘 갈망어린 침을 흘립니다 풀잎들은 언제나 만만해서 나 또한 억세게 부여잡고 몸 던져 구르기도 했지만, 아 아 으.. 그룹명/좋은 글 훔쳐보기 2007.04.27
까치밥 까치밥 시인 박성숙 집 나간 자식 그리운 어미 감나무 앞을 지날 때마다 뱉어낸 이름이 가지에 올라가 영근다 속으로만 단단히 동여맨 하늘도 짐작키 어려운 속내 자식 불러들이듯 하나 둘 휑한 가슴 한 켠에 켜켜이 쌓는다 동구 밖까지 길게 뻗은 가지 발갛게 짓무른 눈 가지 끝에 ��린 몇 덩이 차.. 그룹명/좋은 글 훔쳐보기 2007.03.30
카페 칼리에서 / 고명수 삶이 조금씩 무료해지기 시작하는 오월에는 그대여, 카페 「칼리」로 가 보라 굽이굽이 돌아가는 세월리 안쪽에 숨어 있는 항해선 모양의 카페 「칼리」에 가 보면 안다 산다는 것이 때로 가슴계곡을 후비지만 물살은 그대의 가슴을 눙치고 흘러간다는 것을 불심 지극한 금.. 그룹명/좋은 글 훔쳐보기 2007.03.13
미래를 파는 노점 / 유안진 불시착한 정류장에서 우연히 듣는 <겨울 나그네>는 중후반으로 이어지는데 미리 와서 추위에 떠는 미래들을 본다 이름표를 목에 건 매화 앵두 살구 복숭 목련 진달래의 묘목들은 입양을 기다리는 전쟁고아들같이 맨발에 맨종아리 홀옷 넝마 걸친 채로 겁먹은 듯 떨고들 섰다 바구니에 담겨 서툴.. 그룹명/좋은 글 훔쳐보기 2007.03.13
고독의 깊이 / 기형도 孤獨의 깊이 - 기형도 한차례 장마가 지났다. 푹푹 파인 가슴을 내리쓸며 구름 자욱한 江을 걷는다. 바람은 내 외로움만큼의 重量으로 肺腑 깊숙한 끝을 부딪는다 傷處가 푸르게 부었을 때 바라보는 江은 더욱 깊어지는 法 그 깊은 江을 따라 내 食事를 가만히 띄운다. 그 아픔은 잠길 듯 잠길 듯 한 장 .. 그룹명/좋은 글 훔쳐보기 2007.02.12
유종호문학평론가, 시인 유종호문학평론가, 시인 가을이 오기 전 뽀뽈라로 갈까 돌마다 태양의 얼굴을 새겨놓고 햇살에도 피가 도는 마야의 여자가 되어 검은 머리 길게 땋아 내리고 생긴 대로 끝없이 아이를 낳아볼까 풍성한 다산의 여자들이 초록의 밀림 속에서 죄 없이 천년의 대지가 되는 뽀뽈라로 가서 야자잎에 돌을 얹.. 그룹명/문학의 향기(공부방) 2007.02.08
[스크랩] 담쟁이 / 도 종 환 담쟁이 /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잡고 놓지.. 그룹명/이쁜 영상시 2006.11.16
[스크랩] 막차를 탄 적 있었다 달빛 대문 삐걱거리는 해방촌 산동네 열고 들어가 관 같은 방에 얼어버린 몸 눕히겠다며 막차를 기다린 적이 있었다 28-1번 버스는 오지 않고 바람 찬 늦가을 어둠 같은 내게 잠깐 정차하지도 않은 채 낙엽은 다음 역으로 달려가버렸다 자정이 지나도 소식 없는 막차는 문득 아버지를 닮았다 한 잔 술 걸.. 그룹명/좋은 글 훔쳐보기 2006.11.16
[스크랩]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 노 천명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 노 천명 어느 조그만 산골로 들어가 나는 이름 없는 여인이 되고 싶소 초가 지붕에 박넝쿨 올리고 삼밭에 오이랑 호박을 놓고 들장미로 울타리를 엮어 마당엔 하늘을 욕심껏 들여놓고 밤이면 실컷 별을 안고 부엉이가 우는 밤도 내사 외롭진 않겠소 기차가 지나가 버리는 마을.. 그룹명/이쁜 영상시 2006.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