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밥
시인 박성숙
집 나간 자식 그리운 어미
감나무 앞을 지날 때마다 뱉어낸
이름이 가지에 올라가 영근다
속으로만 단단히 동여맨
하늘도 짐작키 어려운 속내
자식 불러들이듯 하나 둘
휑한 가슴 한 켠에 켜켜이 쌓는다
동구 밖까지 길게 뻗은 가지
발갛게 짓무른 눈
가지 끝에 걸린 몇 덩이
차마 내려오지 못해
허공에서 물러지는 마음
무소식만 물어오는
소임을 다하지 못한 까치
매어 달린 그리움
겨우내 비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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