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칠환의 시 홀로 빛깔이 달라도 붉고 탐스런 넝쿨장미가 만발한 오월, 그 틈에 수줍게 내민 작고 흰 입술을 보고서야 그 중 한 포기가 찔레인 줄을 알았습니다. 그토록 오랜 세월, 얼크러설크러졌으면 슬쩍 붉은 듯 흰 듯 잡종 장미를 내밀 법도 하건만 제가 피워야 할 빛깔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꽃.. 그룹명/좋은 글 훔쳐보기 2012.03.01
들꽃 여관에 가 묵고 싶다. /박완호 들꽃 여관에 가 묵고 싶다. 박완호 언젠가 너와 함께 들른 적 있는, 바람의 입술을 가진 사내와 붉은 꽃의 혀를 지닌 여자가 말 한 마디 없이도 서로의 속을 읽어 내던 그 방이 아직 있을지 몰라. 달빛이 문을 두드리는 창가에 앉아 너는 시집의 책장을 넘기리. 三月의 은행잎 같은 손으로 .. 그룹명/좋은 글 훔쳐보기 2012.02.29
[스크랩] 이외수의 포토 에세이... 살아간다는 것은 저물어 간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어떤 인연은 노래가 되고 어떤 인연은 상처가 된다. 하루에 한번씩 바다는 저물고 노래도 상처도 무채색으로 흐리게 지워진다. 나는 시린 무릎을 감싸안으며 나즈막히 그대 이름 부른다. 살아간다는 것은 오늘도 .. 그룹명/좋은 글 훔쳐보기 2012.02.29
[스크랩] 살기가 힘이 들 때... 살기가 힘이 들 때.... 『자신이 한없이 초라하고 작게 느껴질 땐』 산에 한번 올라가보십시요. 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세상. 백만장자가 부럽지 않습니다. 아무리 큰 빌딩이라도 내발 아래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큰 소리로 외쳐보십시요. "난 큰 손이 될 것이다" 흐흐 이상하게 쳐다보는 .. 그룹명/좋은 글 훔쳐보기 2012.02.29
파문 파문 미동 한 점 없는 여름 저수지 돌멩이 하나 퐁, 집어던지자 중심을 들킨 듯 와, 산산이 퍼져가는 눈부신 소문! - 김선태, '파문' 중에서 - 그룹명/좋은 글 훔쳐보기 2011.08.09
릴케가 주목했던 삶의 문제들-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릴케가 주목했던 삶의 문제들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발제/이종남 독일 현대시를 완성시킨 20세기 최고의 시인 릴케는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10통의 편지를 통해 젊은 시절 빠질 수 있는 고민에 대해 그만의 고유한 방식으로 해결책을 제시해 나간다. 예술, 성, 고독, 사랑, 신, 슬픔, 죽음, 회의 그.. 그룹명/좋은 글 훔쳐보기 2011.05.20
2011년 신춘문예당선 시& 시 새는 없다 / 박송이*한국일보 우리의 책장에는 한 번도 펼치지 않은 책이 빽빽이 꽂혀 있다 15층 베란다 창을 뚫고 온 겨울 햇살 이 창 안과 저 창 밖을 통과하는 새들의 발자국 우리는 모든 얼굴에게 부끄러웠다 난간에 기대지 말 것 애당초 낭떠러지에 오르지 말 것 바람이 불었고 낙엽이 이리저리 굴.. 그룹명/좋은 글 훔쳐보기 2011.03.08
나는 날마다 전송된다 - 배용제- 나는 날마다 전송된다 - 배용제- TV에서 본 스타트랙이라는 영화,몇 세기 후라던가? 물체나 사 람이 (혹은 그냥 생명체) 원반에 올라 스위치를 누르면 원자분 해되어 어디론가 전송되었다.그리고 목적된 곳에서 정확하게 재 결합되어 나타났다. 지옥이라도 상관하지 않았다. 1 나는 자주 꿈을 꾼다 의식.. 그룹명/좋은 글 훔쳐보기 2010.06.30
혈거시대 -이정록- 혈거시대 [1993년 동아일보] 1 어쩌다 집이 허물어지면 눈이 부신 듯 벌레들은 꿈틀 돌아눕는다 똥오줌은 어디에다 버릴까 집안 가득 꼴이 아닐텐데 입구 쪽으로 꼭꼭 다져 넣으며 알맞게 방을 넓혀간다 고추에는 고추벌레가 복숭아 여린 살 속에는 복숭아 벌레가 처음부터 자기 집이었으므로 대물.. 그룹명/좋은 글 훔쳐보기 2010.06.30
저수지에 빠진 의자 외... / 유종인 저수지에 빠진 의자 / 유종인 낡고 다리가 부러진 나무 의자가 저수지 푸른 물속에 빠져 있었다 평생 누군가의 뒷모습만 보아온 날들을 살얼음 끼는 물속에 헹궈버리고 싶었다 다리를 부러뜨려서 온몸을 물속에 던졌던 것이다 물속에라도 누워 뒷모습을 챙기고 싶었다 의자가 물속에 든 날부터 물들.. 그룹명/좋은 글 훔쳐보기 2010.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