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와 거울 라디오와 거울 어느 소설을 읽다가, 거기에 등장하는 '라디오와 거울'이라는 단어에 가슴이 뭉클해지며, 그 두 단어가 주는 그리움과 기분의 환기에 시절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아버지가 호마이카 라디오를 사오셨을 때, 온 식구는 신비로운 소리에 옹기종기 모여들었습니다. 그리고 다.. 그룹명/좋은 글 훔쳐보기 2017.08.22
따듯한 찻잔/ 도종환 따듯한 찻잔 도종환 맨살에 손을 댔는데 참 따뜻하다. 한손으로 아래를 받치고, 한손을 둥글게 감싸 살에 대는 순간, 손바닥 전체를 가득하게 밀고 들어오는 온기. 오래오래 사랑스러운 사람은 뜨거운 사람이 아니라, 따뜻한 사람이다. 아침부터 희끗희끗 눈발 치는데, 두손감싸 뿌듯하게.. 그룹명/좋은 글 훔쳐보기 2017.08.22
김행숙/ 유리의 존재 김행숙/ 유리의 존재 유리창에 손바닥을 대고 통과할 수 없는 것을 만지면서…… 비로소 나는 꿈을 깰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니까 보이지 않는 벽이란 유리의 계략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넘어지면 깨졌던 것이다. 그래서 너를 안으면 피가 났던 것이다. 유리창에서 손바닥을 떼면서…… .. 그룹명/좋은 글 훔쳐보기 2017.08.16
미당 서정주 시 서정주 시인(1915 ~ 2000) 전라북도 고창 출생 호는 미당. 중앙불교전문학교 수학. 193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벽'이 당선되면서 등단. 김광균, 김동리와 함께 <시인부락> 동인. 동국대학교 교수직을 정년 퇴직한 이후 동국대학 명예교수, 예술원 회원. 시집 : '화사집'(1941) , '귀촉도'(1948).. 그룹명/좋은 글 훔쳐보기 2017.08.02
부부론/공광규 부부론 공광규 오늘은 아내가 없이 밥을 먹네 된장을 끓이고 오래된 반찬을 내놓고 아이들과 둘러앉아 삼겹살을 굽네 집나간 아내를 욕하면서 걱정하면서 결혼은 삼겹살을 굽는 것이네 타지 않게 골고루 잘 익혀야 하는 것이네 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게 불꽃을 조절하고 알맞게 익도록 .. 그룹명/좋은 글 훔쳐보기 2017.07.26
문정희 치마,임보 팬티로 답하다 문정희 - 치마 벌써 남자들은 그곳에 심상치 않은 것이 있음을 안다 치마 속에 확실히 무언가 있기는 있다 가만두면 사라지는 달을 감추고 뜨겁게 불어오는 회오리 같은 것 대리석 두 기둥으로 받쳐 든 신전에 어쩌면 신이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은밀한 곳에서 일어나는 흥망의 비밀이 .. 그룹명/좋은 글 훔쳐보기 2016.12.28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 -복효근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 - 복 효 근 - 내가 꽃피는 일이 당신을 사랑해서가 아니라면 꽃은 피어 무엇하리 당신이 기쁨에 넘쳐 온누리 햇살에 둘리어 있을 때 나는 꽃피어 또 무엇하리 또한 내 그대를 사랑한다 함은 당신의 가슴 한복판에 찬란히 꽃피는 일이 아니라 눈두덩 찍어 내.. 그룹명/좋은 글 훔쳐보기 2016.11.02
김재진 / 국화 앞에서 김재진 / 국화 앞에서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사람들은 모른다. 귀밑에 아직 솜털 보송보송하거나 인생을 살아도 헛 살아버린 마음에 낀 비계 덜어내지 못한 사람들은 모른다. 사람이라도 다 같은 사람이 아니듯, 꽃이라도 다 같은 꽃은 아니다. 눈부신 젊음 지나 한참을 더 걸.. 그룹명/좋은 글 훔쳐보기 2016.08.16
조병화 시 모음 조병화 시 모음 공존의 이유,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꿈, 지루함 공존의 이유 깊이 사랑하지 않도록 합시다. 우리의 인생이 그러하듯이 헤어짐이 찾은 우리들의 세대 가벼운 눈웃음을 나눌 정도로 지내기로 합시다. 우리이 웃음마저 짐이 된다면 그때 헤어집시다. 어려운 말로 이야.. 그룹명/좋은 글 훔쳐보기 2016.08.08
문예중앙-2007-가을 당신의 파업 ··· 정끝별 21세기는 파업으 시대가 아니라고 세계를 바꾸던 파업의 시대는 갔다고 나는 말했다 파업 백 일을 맞아 서울역 광장에서 거리축제를 열던 저녁 택시는 좀체 무악재를 넘지 못했다 금요일이었고 퇴근 시간이었고 비까지 내리고 있었다 저녁 늦게부터 비가 그칠.. 그룹명/좋은 글 훔쳐보기 2015.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