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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듯한 찻잔/ 도종환

언어의 조각사 2017. 8. 22. 14:50

따듯한 찻잔


                       도종환



맨살에 손을 댔는데 참 따뜻하다.

한손으로 아래를 받치고,

한손을 둥글게 감싸 살에 대는 순간,

손바닥 전체를 가득하게 밀고 들어오는 온기.

오래오래 사랑스러운 사람은

뜨거운 사람이 아니라, 따뜻한 사람이다.



아침부터 희끗희끗 눈발 치는데,

두손감싸 뿌듯하게 살을 만지고 있다가,

공손히 입술을 대는 순간

가만히 눈이 감긴다.

몸이 속 깊은 곳에서부터

스르르 녹아내리는 한 잔의 밀애...




삶의언저리 2017.11.0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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