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에 비 오는 날에 김영미 저 빗소리 엮어 그대에게 보낼까나 *쑥대머리 한 자락이 중중모리로 잦아드는 밤 한 맘 모두어 보내 볼까나 뼛속 저려오는 공허의 울림을 녹슨 추억, 가뭄 든 가슴에 자분자분 스며드는 보슬비 되어 저 빗소리 사랑가로 엮어 명치끝 아려오는 그대에게 보낸다. -05.08.0.. 시작노트 2006.03.29
종소리 종 소 리 김영미 밤 그림자가 뒷덜미를 당기는 독거노인 귓전에 종이 울린다 등 굽은 할머니를 끌고 가듯 허기진 손수레가 절뚝거린다 횟배앓이 하던 밤을 게워낸 빈병에 반가운 맘 채워 부푼 수레를 다독여 걸터앉은 마른 빵, 물 한 모금의 성찬 새벽 공기가 빈병을 울리고 노인은 곱사.. 시작노트 2006.03.29
짝사랑 짝사랑 김영미 낙과 깨지는 진통 뒤엔 새 생의 초록별 뜨고 헛물켜던 시의 바다 멍든 하늘은 찌르면 쏟아질 듯 설렘으로 찰랑댄다 계절의 바퀴는 한없이 구르며 괭이걸음으로 오가는데 설익은 시어는 깨지고 피멍든 채 호접지몽胡蝶之夢 펼치며 가슴속 부싯돌만 퉁기고 있다 2005. 10.13 시작노트 2006.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