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를 하며 빨래를 하며 김영미 세상더러움 감싸주는 꺼풀 되어 밟히고 채이고 뒤틀리어 뼈 속까지 스며든 먹물을 토해 번뇌를 헹구고 집착도 해감한다 부귀를 동냥하던 몸을 벗어나 비우기 위해 흘리는 눈물처럼 나를 버려야만 온전할 수 있는 자유로운 존재의 가벼움이여 비워야만 채워지는 해탈.. 시작노트 2006.11.09
내일은 내일은 김 영 미 어둠이 수묵화 그리던 이방인 거리에 뿌리내리지 못한 열망의 잔해가 달빛 한입 베어 물고 시린 가슴 뜨겁게 토악질한다. 대추나무에 걸린 깨진 달이 금단의 능금밭을 훔치며 혼돈의 우듬지를 비추니 토막 난 사념이 별똥별로 진다 불혹의 가시밭에 맨발로 서서 잃어버.. 시작노트 2006.11.09
조개 조 개 김영미 부화되지 못한 열망의 타래를 촉수 끝에 풀어 놓고 내보이면 상처 될까 물거품 될까 목쉰 파도소리에도 귀를 닫고서 두꺼운 껍질 속에 숨어 차마 벌리지 못하는 사랑한단 말 한 마디 2004.05.14 지렁이는 밟히면 마비된 과거를 잘라 2006.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