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의 밤 노숙의 밤 김 영 미 애견호텔 불빛이 노숙자 굽은 등에 어룽이는 밤 인력시장 서성이던 빈 주머니엔 싸늘한 바람만 수런거리고 가슴에 품은 가족사진 한 장이 빈 소주병 속에 움츠리고 있다 너덜너덜 헤진 삶, 바람벽에 곤두박질하는 지난날의 영화여 부르터진 발걸음 속 흔들리는 맘, 네.. 지렁이는 밟히면 마비된 과거를 잘라 2006.03.29
해우소 해우소 김 영 미 호롱불 들고 선 엄마 가슴너머 해우소 천장엔 조각별이 박혔다 한 낮을 뒹굴던 빈 그릇으로 허기진 조각별 쏟아져 내려도 어린 가슴에 초록별 자라나는 어머니 속적삼 소금꽃에 바랜 세월 오늘도 가을 들녘은 자신을 비우며 곡간을 채우듯 나를 비워가는 마음 속, 초록별.. 시작노트 2006.03.29
코리아 油井 코리아 油井 /김영미 성난 빗방울이 자동차 귀를 후린다 더운 입김 뿜어대던 아스팔트가 고래등짝처럼 출렁거린다 주린 배로 오일-달러 삼키는 빈 자궁의 코리아 유정 언 가슴에 꽂힌 헐렁한 지갑이 주유계수기만 째려보고 있다 구멍 난 주머니만 꿰맬 일이 아니다 빗방울이 차창에 온 .. 시작노트 2006.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