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종소리

언어의 조각사 2006. 3. 29. 18:20



종 소 리

                                                김영미

  

  

밤 그림자가 뒷덜미를 당기는

독거노인 귓전에 종이 울린다

 

등 굽은 할머니를 끌고 가듯

허기진 손수레가 절뚝거린다

 

횟배앓이 하던 밤을 게워낸

빈병에 반가운 맘 채워

부푼 수레를 다독여 걸터앉은

마른 빵, 물 한 모금의 성찬

 

새벽 공기가 빈병을 울리고

노인은 곱사춤으로 삼종기도 올린다.

 

05.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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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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