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짝사랑
김영미
낙과 깨지는 진통 뒤엔
새 생의 초록별 뜨고
헛물켜던 시의 바다
멍든 하늘은
찌르면 쏟아질 듯
설렘으로 찰랑댄다
계절의 바퀴는
한없이 구르며
괭이걸음으로 오가는데
설익은 시어는
깨지고 피멍든 채
호접지몽胡蝶之夢 펼치며
가슴속 부싯돌만 퉁기고 있다
2005. 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