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편지

이등병에게

언어의 조각사 2009. 9. 1. 19:52

곧 수료식이 있으니, 이 편지가 네게 전해질지 모르겠구나.

입영소에 들어갈 땐 막막하기조차 하더니

어느새 이등병 계급장을 달게 되었네.

열심히 교육 받으며 훈련한 땀방울이 있기에

보람되고 자랑스러운 계급장이겠지.

멋지고 늠름한 모습을  가까이서 볼수 있으면 좋겠지만,

생중계로 함께 할 수 있다니 그것으로 위안이 되네...

 

바다공주는 아직 인터넷이 되는걸 모르고 있어~

그래서 편지를 못 보내고 있으니 네가 이해 해주렴.

공부에 몰두하라고 일부러 알려주질 않았거든...ㅎㅎ

다소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당~~~^^*

 

내 편지보단 지선이 편지가 기다려질 텐데

알바 하느라 바쁜 건지, 아님 엄마를 의식해서인지

너무 조용해서 아쉽구나!

자주 소식전하라고 압력좀 넣어볼까?ㅋㅋ

 

이틀 동안 귀뚤이가 청랑하게 조잘대더니, 가출을 했는지 조용하구나.

텅 빈 네 방처럼 조용함이 슬프구나.

요즘

엄마는 아직 사춘기를 벗어나질 못했는지

하늘을 바라보면 너무도 아름다워서 눈물이 왈칵 쏟아지고

풀벌레 소리가 온통 가슴을 적시듯 하여 잠 못 들기도 한단다.

그곳엔 별빛이 초롱초롱하겠구나.

예전 날엔 아빠가

수많은 반딧불이가 밤을 수놓고 있다며 엄마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강원도로 내려올 수 있겠냐는 전화를 받은 적이 있었지.

그런 청정 지역이니 밤하늘도 아름다울 거야.

그 곳에 있는 동안 멋진 체험을 토대로 병영소설을 써보렴!

요즘 군대는 기회제공도 많이 해준다니까 일어와 영어공부도 해두고...

가람아~

무엇을 하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아름답고 소중한 거란다.

이등병 조가람을 그려보며

이만 줄인다.

 

2009.09.01

널 사랑하는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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