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302*1220=사위 얻는 날 김영미 꽃 지고 열매 떨구던 마디마다 옹이가 자란다 옹이가 빛나는 어미의 전생은 무성한 나무였던가 너무 소중해 내 분신으로 알던 딸이 시집을 간다 새벽이 오면 내안에 웅크렸던 나비와 새들도 건너편 숲으로 날아갈 것이다 꽃을 열고 나가면 온통 봄날이었다 꽃과 꽃잎 딛고 온 나비가 꿈이 되던 시절 태양은 조근조근 속삭이며 무디게 저문다 한낮의 열기가 지붕과 심장을 달굴 때도 저물녘 햇살 스러지는 소리는 달콤했다 열매의 날에 들숨을 통과한 건 온통 사막이었다 마른 대궁의 이슬조차 곰팡이들 사생활에 편입되고 모래의 늑골을 빠져나온 삶이 경전이 되는, 봉숭아 꽃물 같던 노을이 손톱에서 사라져도 한밤은 가물가물 비틀대며 새벽을 부려놓는다 딸아, 시댁에서도 고운 꽃이 되거라 비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