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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닿은 시

언어의 조각사 2013. 10. 19. 23:20

참된 인생의 해답은


산을 오르다보면,
바람 소리, 새소리, 나무들의 속삭임을 들을 수 있다고 했다.
어느새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고,
산과 하나가 돼 있는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는 만큼만 믿고 생각한 만큼만 이해한다.

우리들의 인생은 데칼코마니와 같다.
산에 오르면 반드시 다시 내려와야 한다.
삶의 불행과 좌절의 반대편 쪽에는 행복과 희망의 그림이 있고
실패와 힘듦의 대칭 쪽에는 성공과 기쁨이 있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산에 오를 때마다
더 가깝게 잡고 싶은 높은 하늘과 구름들.
쉼 없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떨어지는
작은 계곡 폭포소리들.

소리가 원하는 것은
'내려놓는 것'도 '버리는 것'도 아닌 '나누는 것'이다.
나누는 것은 내 것을 남에게 내어 주는 것이 아니라
반쪽인 나의 모자람을 채워주는 것이다.
성공한 인생은 내 인생의 반쪽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의 반쪽을 나누는 것이다.

참된 인생의 해답은 데칼코마니다.

- 김영학 님, '참된 인생의 해답은 데칼코마니다' 중에서 -


* 데칼코마니
아트지나 켄트지 등 매끄럽고 흡수성이 적은 종이 위에 물감을 두껍게 칠한 후
반으로 접거나 종이를 덮어 찍어서 대칭적인 무늬를 만드는 것.

 

 

바닥의 힘


흔히들 '바닥을 쳤다'라는 말들을 합니다.
갈 데까지 갔다는 말,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바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정말 바닥만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바닥은,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어 숨을 고르기 좋은 곳이라고 합니다.
무슨 말이냐고 할 테지만, 생각해보면
바닥에서 비로소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지도 모릅니다.

바닥으로 떨어졌을 때는 너무나 아파서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을뿐더러
아무런 용기를 낼 수도 없는 절망일 겁니다.

그러나 바닥은 반환점입니다.
다시 일어서겠다는 의지로 두 주먹을 불끈 쥐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바닥이 주는 힘이지요.
바닥은,
바닥이라고 믿는 등은 일으켜주지 않는답니다.

혹, 바닥까지 갔다고 주저앉아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힘을 내세요.
다시 일어서야 합니다.
다시 일어날 수 있습니다.


- 최선옥시인

 

자신의 생에 바치는 최고의 선물


오는 10월 20일이면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6개월간의 마침표를 찍는다.
지구의 정원 순천만에서 펼쳐진 박람회에서 단연 화제를 모은 것은
세이셀의 '코코 드 메르' 야자 열매였다.
여자의 엉덩이를 닮은 암나무 열매와
남성의 심볼을 닮은 수나무 열매가 열리는 코코 드 메르.
오직 '세이셀'에만 서식하는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씨앗으로
무게가 25kg에 달하는데, 6천 그루의 코코 드 메르 야자수가 자라는
세이셀의 '발레 드 메'국립공원은 이 열매로 인해 에덴 동산으로 불린다.

세이셀은 '바스코 다 가마'의 지도 아래 포르투갈 사람들이
1498년 동아프리카에 도착해 찾은 보물섬이다.
신비롭고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지구상의 마지막 휴양지로 꼽히는
115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인도양의 작은 섬나라다.
영화 '캐스트 어웨이'의 주 무대였던
라디그 섬의 '앙세 소스 다종 해변은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원시의 자연 경관을 간직한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명소 중의 명소로 꼽힌다.
 
여행을 뜻하는 'travel' 의 어원은 'travail(고통, 고난)'이다.
걷거나 말이나 당나귀, 마차 같은 원시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밖에 없었던 과거에는
여행이 곧 고통이요, 고난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교통수단이 최첨단에 이른 지금의 여행은
고통이 아닌 즐겁고 행복한 추억을 만드는 시간이다.
나이 들어 행복한 사람은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추억이 많은 사람이다.
사색의향기에서 한겨울의 힐링 여행으로
'세이셀 여행'을 떠난다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인도양의 세계 최고의 휴양지 세이셀로의 여행은
자신의 생에 바치는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 백승훈 시인

 

 

노력하는 삶이 아름답다



신은 우리에게 성공할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우리가 노력할 것을 요구할 뿐이다.

- 마더 테레사 -


모든 사람이 성공을 원하지만
모든 사람이 성공을 할 수는 없습니다.
등산가라고 해서 모두 에베레스트에 오를 수는 없습니다.
인간의 지구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마라톤에서
1등을 한 사람만이 아니라 42.195km를 완주한 사람 모두에게
완주 메달을 주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의미 있는 삶이란 나아가는 것이고
나아간다는 것은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사는 일입니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며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평생을 사랑과 봉사로 살다간
테레사 수녀님의 말씀이 가슴에 와닿는 이 가을,
노력하는 당신이 아름답습니다.

나무의 가르침



창가의 나무는 계절의 순환에 따라 사는순명의 철학을 가르친다.
봄에는 소생의 기쁨을, 여름에는 성장과 보람의 생명력을,
가을에는 회생과 성숙을, 겨울에는 인내와 기다림을 가르친다.

- 장영희의 '살아온 기적,살아갈 기적' 중에서 -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 요즈음,
하루가 다르게 수척해가는 나무들의 낯빛에서
성큼 다가서는 가을을 느낍니다.
조이스 킬머는 '나무'라는 시에서
'시는 나 같은 바보가 만들지만
나무는 오직 하느님만 만들 수 있다'고 했습니다.

장영희 교수의 말이 아니더라도
하느님만이 만들 수 있는 나무이기에
우리는 나무를 통해 자연의 섭리를 깨닫고
나무를 통해 섭리를 거스르지 않는
순명의 철학을 배울 수 있습니다.

곱게 물든 단풍잎 하나,
어깨를 치고 가는 플라타너스 낙엽 한 장에도
신의 음성이 들어 있습니다.

이 가을,
더욱 근사해진 당신을 만나고 싶습니다.

열매가 아름다운 계절



아낌없이 바쳐라, 그리하면 그게 그대에게 되돌아오리라.

- D.H. 로렌스 -


바야흐로
열매가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코스모스 꽃대를 간질이는 산들바람에
밤송이들은 잘 여문 아람을 쏟아내고
저녁노을에 취한 탐스런 감들이
가지 끝에 하나 둘 밀감빛 등을 켜기 시작합니다.

더위와 비바람의 여름을 견딘 나무들이
자랑처럼 매달고 있는 열매들을 볼 때마다
저 열매 한 알을 얻기까지
아낌없이 바친 나무의 시간들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어쩌면 우리들의 삶이란 것도
저 열매를 달고 서 있는 나무들처럼
아낌없이 바쳐서 얻는 그 무엇이 아닐까요.

한 알의 사과가 저절로 붉어질 리 없듯이
쏟은 땀과 정성만큼 하늘은 우리에게
탐스런 열매를 되돌려줍니다.

설령 공들인 열정과 노력만큼
충분한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다 해도
우리가 아낌없이 바친 열정의 시간들은
인생의 가장 빛나는 순간으로 남을 것입니다.

이 가을,
당신은 어떤 열매를 얻으셨나요.

내 자신에게 안부를 물어야 하는 이유



사람은 항상 자신의 마음에 예절을 지키며
절을 하고 건강하게 잘 지내는지 안부를 물어야 한다.
자신의 마음은 곧 하늘이 물려준 것이고
자신의 몸은 부모가 불려준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의 마음에 안부를 묻는 것은
곧 하늘을 섬기는 것이요, 평생동안 효도하는 것이다.

- 사토 잇사이의 '불혹의 문장들' 중에서 -


일본에서 200년 동안 스테디셀러인 이 책(원제: 언지록)은
저자 '사토 잇사이'가
불혹 무렵부터 82세까지 기록한 문장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삶을 어느 정도 살아낸 사람만이 지닐 수 있는 통찰력으로
인생의 철학과 삶의 지혜가 가득 담긴 책입니다.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사는 사람이라야
다른 사람에게도 따뜻한 배려와 봉사의 마음을 지닐 수 있습니다.
그는 무슨 일을 하든 사람을 상대로 하지 말고
하늘을 상대로 하라고 충고하기도 합니다.
하늘 우러러 부끄럼 한 점 없는 일이라면
그 일이 어떤 일이든 잘못될 리 없겠지요.
자신에게 안부를 묻는 일은
자신의 마음과 몸을 정갈하고도
건강하게 간수하는 일의 시작입니다.

선녀 같은 어머니의 사랑



흔히 들국화로 통칭되는 국화과의 많은 가을꽃 중에
구절초는 정갈하고 고결해 보이는 순백의 꽃빛과
맑고 그윽한 향기로 보는 이의 마음을 환하게 밝혀주는 꽃입니다.

선모초(仙母草)라고도 불리는 이꽃은
오월 단오에 다섯 마디가 자라고
아홉 마디가 자라는 음력 9월 9일에 꺾어야 약효가 좋다하여
구절초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전해집니다.

꽃말처럼 구절초는 '어머니의 사랑'이 담뿍 담긴 꽃입니다.
어린 시절 나의 어머니는 가을이 되면
들녘에 피어나는 구절초를 꽃과 잎이 달린 채로 꺾어다
엮어서 추녀 그늘에 매달아 말렸습니다.
그리고 시집 간 누나가 다니러 오면
말린 구절초를 가마솥에 푹 고아서 그 달인 물을 마시게 했습니다.
구절초엔 여자의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약효가 있어
몸이 찬 여자에게 좋은 약초이기도 한 때문입니다.

아름다운 꽃과 향기로 우리의 마음을 달래주고
차가 되고 약재가 되어 우리의 몸을 치유해주는 구절초는
선녀의 마음 같은 어머니의 사랑이 담뿍 담긴
우리의 꽃입니다.


글.사진 - 백승훈

나이 드는 것의 미덕



첫번째는 목표를 갖는 것이고
두번째는 다른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 지미 카터의 '나이드는 것의 미덕' 중에서 -


의학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이 늘어나면서
후반부의 삶을 어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 또한 깊어진 게 사실입니다.
단순하게 얼마나 오래 사느냐보다는
얼마나 인생을 의미 있게, 행복하게 사는가가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나이 들어 건강하다면
얼마나 행복하고 얼마나 즐겁게 살 수 있는지는
의미있는 목표를 지녔는지의 여부와
다른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것을 긍정하고 감사하며
현재의 조건에 만족하며 스스로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 때
당신의 오후는 빛날 것입니다.

눈물


'어떤 감동으로 마음이 심하게 꿈틀거릴 때
눈물이 나옴을 나이 들어 이제야 알았습니다.
예전에는 눈이 눈물을 흘리는 줄 알았죠.
요즘은 신경이 굳어 감동 할 일이 없으니
눈물도 남의 일이 되었습니다.
눈물은 이슬보다 진한 마음의 증류수입니다.'

어느 분의 댓글을 읽으며 눈물의 의미를 생각해봅니다.
눈물만큼 아픈 것도 없지만
눈물만큼 가슴을 녹이는 달달한 것도 없지요.
눈물이 무기라는 말은 그래서 생긴 듯합니다.
그렇다면 눈물을 다음처럼 정의해봄은 어떨까요.

이름 모를 별에서
소리 없이 성호를 그으며 내려오는
별똥별일까
아니면
맑은 옷자락 끌며 살며시 굴러 떨어지는
구슬일까

아름답고 영롱할수록 가슴은 아프고 저린 법
알알이 꿸 수는 없지만
손등으로 흘려보낸 뒤에야
마음으로 새기는 보석

- 최선옥 시인

생각의 차이



길 모퉁이에 앉아서 콩과 빵으로 저녁식사를 하고 있던
철학자 디오게네스를 보고
왕에게 아부하여 편안한 생활을 영위하던
철학자 아리스토포스가 말했습니다.

'당신이 왕에게 봉사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면
그렇게 길거리에서 콩이나 먹으며
살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오.'
그러자 디오게네스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만일 당신이 콩을 먹으며 사는 방법을 알았다면
왕에게 아부하며 살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오.'


종종 아부는 처세술이란 옷으로 갈아입기도 합니다.
누구나 자신의 생각대로,
자신의 색깔대로 살기를 희망하지만
세상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기보다는
어느 하나만을 선택하길 원합니다.

일수사견(一水四見)이란 말이 있습니다.
하나의 물을 두고도 각자의 처한 입장에 따라
다르게 보이게 마련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물이지만 물고기에게는 공기로,
천사에게는 얼음으로,
악마에게는 피로도 보일 수 있는 것이지요.
나의 생각만을 고집하기 보다는
서로 다름을 인정해주는
포용력 있는 세상을 꿈꾸어 봅니다.

언어, 이해에 닿기까지



나는 나무에 그려지고 돌에 새겨지며 태어났다.
내 첫 이름은 '오해'였다.
그러나 사람들이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나를 점점
'이해'로 만들어 주었다.

- 김애란, 소설 '침묵의 미래' 중에서 -


언어는 소통하기 전까지는
많은 '오해'를 동반합니다.
그러다가 서로의 감정을 알게 되고
상황을 느끼면서
'이해'의 과정으로 가는 것이지요.
언어라는 것,
말이라는 것이 타인에게 완전히 이해될 때까지
얼마나 많은 나의 진정성이 필요한가를 느낍니다.
진정성으로 통하는 그것이 바로 소통이겠지요.

사랑에 대한 小考


사랑의 가치는 돈으로 살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서로의 눈빛을 향한 진실한 마음은
언제나 깊은 사랑 안에서 노래합니다.
진정한 사랑의 자세를 내가 먼저 보여주고
내가 먼저 다가서야 합니다.
진심어린 사랑의 마음은 흉내를 내지 않으며 따라하지 않습니다.
고유한 자기의 은은한 향기를 중요시 합니다.
홀로된 사랑이 아니라 서로 의지하며 마음 나누며
소소한 일상 속 진심어린 마음을 전할 때
그 속에서 소리 없이 피어나는 것이 사랑입니다.
애써 구박하지도 구속하지도 말고
자유로이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면서 진심으로 마주할 때
진실한 사랑은 그 빛과 향기를 발하게 됩니다.
서로에게 고운 추억으로 가슴에 새겨지게 됩니다.

예쁜 사랑이라는 게 어려움을 피해가는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때로는 좌절하고 고통도 뒤따르고 오해도 생기겠지만
한 걸음 양보하고 물러나 서로의 깊은 마음을 좀 더 헤아리며
시간을 두며 지켜봐 주는 것,
내 안의 사랑으로만 가둬놓지 말고
자유롭게 서로의 삶을 존중해주고 가까이에서
이끌어주며 용기 북돋아 주는 게 아닐까 합니다.

- 윤성완 님, '어떤 끄적임'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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