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수레바퀴에서 재생시키는 한 페이지
독도/ 김영미
조간신문 속에서도
석간신문 속에서도
역사의 행간을 놓친
독도의 출처가 모호하다
가끔 물새가 날아오르면 파도가 타전한 듯한
낯선 소식이 그 영토다
나는 그 섬이 그리울 때마다 도서관에 들러
제국의 침략역사를 대출받거나
내 젊은 시절의 끝
불면이 깊을수록 더 일찍 깨던
푸른 비망록 한편을 열어볼 뿐이다
살다 보면 봄날은 간다
세파의 파고 너머에서 보일 듯 말 듯
독도도 나의 젊음을 기억해주지 못 한다
언제부턴가 독도가 울면
나는 도시 저쪽의 박물관에서 유물을 탐색하며
근시안을 벗어날 비상구를 찾는다
세파에 희미해진 활자를 접어놓고서
부리나케 거실 한 편
오래전 잃어버렸던 내 젊은 시절의 채널,
독도를 켠다
고문서에 묻힌 망각의 페이지를 애써 재생시키며
놓고 온 망망대해 저쪽의 푸른 항변을 기억하는 일
독도, 독도는
역행할 수 없는 역사의 수레바퀴다
-시작노트-
3.1절입니다.
겨울의 끝 3월에 이르면 과거 저쪽에 묻고 온 날짜 몇몇을 기억해봅니다.
현실의 날짜를 버리고 모세혈관 속에서 목 놓아 부르던 자존의 외침이 있는,
그 오래된 모퉁이를 들렀다 옵니다.
유관순 열사와 33인을 만나보니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몫의 망각이 무분별한 죄악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 함성에 우리는 빚진자들 입니다.
그래서 오늘 하루만은 1919년 모세혈관 속 함성을 온몸에 걸쳐봐야겠습니다.
개인주의로 변절 된 시대의 영악함도 겸허하게 접어두고,
먼 기억의 장롱 속에 개켜놓고 잊고 지내던 태극기를 펼치며,
그날의 함성 속으로 가닿아보며 말입니다.
삼가, 순국선열들의 명복을 빕니다.
▼ 골프타임즈 가는 길
골프타임즈 모바일 사이트, [김영미의 참 시詩 방앗간 5회] 독도 푸른 비망록 (thegol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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