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길라잡이

생태적 삶을 찾아서

언어의 조각사 2015. 5. 6. 23:22

생태적 삶을 찾아서

 

-웰빙적인 삶

 

웰빙은 그 주체인 자신 또는 자기주변의 사람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지

동네 사람, 같은 나라 사람, 인류를 생각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웰빙은 타인, 더 나아가서는 다른 생물을 고려하지 않고

그들이 곤경에 처하든 말든 별로 상관하지 않는다.

웰빙적인 삶은 고립적인 것이라 지구 생태계의 다른 존재들과 조화를 이루는 연결망 구성이 어렵다.

웰빙하는 사람에게 유기농은 유기농 식품이기만 하면 된다.

그것이 중국, 미국, 브라질 등 어디에서 온 것인지는 상관이 없다.

유기농 쇠고기를 먹고 싶으면서 브라질의 넓은 목장에서 깨끗한 풀만 먹고 자란 쇠고기를 찾는다.

브라질 쇠고기는 아마존강 유역의 거대한 삼림을 파괴하고 건설된 목장에서 나온 것이다.

1990년까지 생산된 브라질 쇠고기는 자국의 쇠고기 소비를 충족시킬 정도였으나

현재는 세계 최대의 쇠고기 수출국이 되었다.

2004년 아마존의 26,000km²의 삼림이 대부분 목장조성을 위해 불태워졌고,

2005년에는 더 많은 땅이 불태워졌을 것으로 추산된다.

브라질 아마존의 산림은 전세계의 산소공급량 20%를 공급하고, 전세계 이산화탄소 5%를 흡수한다.

그러므로 웰빙이 생태적인 것이 결코 될 수 없고 오히려 반생태적인 행위일 수밖에 없다.

중국이나 미국에서 수입한 유기농산물을 먹는 것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생태적인 것은 아니다.

그곳의 유기농이란 것이 진정 생태적인 방식으로 수행되는 것인지도 의문이고

농산물이 수입될 때 수송을 위해 많은 양의 석유가 소비되면서 생태계를 파괴하기 때문이다.

석유는 타는 동안 대기로 오염물질을 방출하고 사고가 나면 바다를 오염시킬 뿐만 아니라,

전쟁과 같은 국제적인 분쟁을 조장하기까지 한다.

 

 

-생태적인 삶

 

생태적이라는 것은 자연속의 유기적인 연결망을 고려하는 것이다.

지구생태계 속에서 존재하는 모든 생물과 무생물의 연관관계를 따지고 이 연관에 의한 연결을

가능한 한 파괴하지 않으려는 것이 생태적인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사람이 생태적인 삶을 산다고 한다면 그는 고립된 한 인간이 아니라

넓은 연결망 속의 인간으로서 각종 생태적 연관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생태적인 삶이란 한마디로 지구생태계를 생각하면서 사는 삶이라 할 수 있다.

이 삶은 자신도 생각하지만 자기만을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이 고립된 존재가 아니라 연결망 속의 존재라는 것을 알고 살아가는 것,

이 연결망 속에서 자신이 작든 크든 연결망 속에 있음을 깨닫고 있는 것이다.

자기의 삶이 지구생태계 속의 연관관계 속에서 존재하고 그 속에서 조화를 이루면서 살아갈 때

제대로 된 생태적 삶이라고 생각한다.

 

 

- 비교

 

웰빙적인 삶은 이 연결망을 상당히 좁게 본다.

자기 가족과 친지 정도의 연결망만을 생각하기 때문에

아마존 삼림이 파괴되거나 석유가 고갈되고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반면에 생태적인 삶에서의 연결망은 지구 생태계 전체, 인류사회 전체이다.

자신의 삶이 조금이라도 지구생태계를 살릴 수 있는 것이 되기를 바란다.

유기농 식품을 먹지만 이 식품이 어디에서 어떻게 생산된 것인지를 생각한다.

쇠고기를 먹는 것이 산업축산을 조장하고 아마존을 파괴하고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결과를 깨닫고

쇠고기 먹는 것을 중단하고 가능한 한 채식을 하려 한다.

석유등 화석연료의 에너지 소비가 기후변화와 세계적인 분쟁을 일으킨다는 것을 알게 되면

에너지소비를 줄이고 기후변화를 일으키지 않는 대체연료 및 재생가능 에너지생산에 관심을 갖게 된다.

그리고 동시대인과 후손들, 다른 생명체들의 삶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된다.

이는 자신과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고, 이들과 가능한 한 조화를 이루면서 살아가려 한다.

이런 삶이 올바른 생태적인 삶이라 할 수 있다.

웰빙을 그 자체로서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웰빙이 환경친화적이고 생태적인 것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생태계를 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파괴하는 것이 될 수 있다.

자기만 쾌적하고 건강하면 된다는 생각이 더 많은 삼림을 파괴하고

더 많은 석유를 소비하게 함으로써 전체 생태계에는 큰 손상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웰빙이 사람들에게 호소력 있게 전파되는 것은 우리가 처한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진정한 웰빙이란 이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삶이 진정성 있는 생태적인 삶이라 할 수 있다.

즉 생태적인 삶이란 전 지구적 생태위기를 자각하고 지구적인 시각에서 여러 사람과 함께 위기극복의 길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룹명 > 길라잡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글창제  (0) 2015.10.05
손택수//떠도는 먼지들이 빛난다  (0) 2015.09.11
숲과 삶  (0) 2015.04.03
광주문협고유번호  (0) 2014.12.09
아도니스  (0) 2014.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