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태조산 자락에서

언어의 조각사 2009. 6. 16. 20:06

새 한마리가 선을 긋고 간다

混沌天地가 공중으로 흩어진다

 

팽팽히 촉수 세운 봉우리마다

실핏줄 터질듯 방사한 피톤치드

구겨진 뇌파는 나랠 펴며 유영 중

 

구름 걷힌 태조산 등성이가

내게로 와락 안기는 순간

햇살에 씻긴 산 빛이 입맞춤 한다

 

어제로부터 유폐된

낼, 모레,

그글피를 향한 

빛조차 잃고 사막을 향하던 가슴에

작은 떨림으로 들어선

불덩이 하나

 

나는 오늘 왕건이 되어본다

 

햇빛을 부수는

작은 새 날개짓이 역동적이다.

 

2009.6.16

태조산 자락에서

 09.광주문학 12호

첨부파일 b29.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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