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렁이는 밟히면 마비된 과거를 잘라

매미의 꿈

언어의 조각사 2009. 1. 16. 14:14

매미의 꿈

                            김영미


하늘도 찢을 듯

목 터져라 부르던 뜨거운 가슴

낮은 음자리로 파고든 눈송이가

눈물이 됩니다

 

터진 등엔 채 떠나지 못한 그대 빈 혼이

눈꽃 핀 나목에 발톱을 박고

 

허울일지라도

그대 맘 끝에 닿고 싶어서

바지랑대 세운 목쉰 꿈을

허공을 휘저어 널고 있습니다 

 

하늘이 부서져 

낮은 운율로 내려앉는 날이면

내 존재는 무릎을 꿇습니다

 

한 달을 살아도 하루를 살지라도

일곱 해를 기다 

껍데기만 남은 흙이 되어도

 

 

살포시 스미어 하나 되는 눈꽃처럼

그대 혼을 긷는 노래가 되어 

깊숙이 음표로 새겨질 수 있다면,

 

2009.01.16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2009.01.16

교육을 마치고

점심을 함께할 동지가 없어서 샌드위치로 위장을 간단히 채우곤

주안역에서 부천역을 지나쳐 구로까지 간 상념의 토막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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