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아래
온몸으로 빛을 투영하는 얼음꽃
곧 사라질 희소稀少의 절정이
슬프도록 아름답다
차창에 엉기던 조각얼음이 눈물을 흘린다
낙조가 2008년 자투리 창을 베어 먹다
흠칫 나와 눈맟춤 할 때였다
한산한 도로엔
불뚝불뚝 뼈 세우는 혼절한 그리움이
상실을 잊으려는 듯 무한질주다
불꽃튀던 연정도
핏줄땡기는 끈끈함도
이별뒤엔 후회의 모래톱만 쌓이고
속도의 가장자리로 내몰린
새끼를 품었을 어미의
앙상한 잔해에서 전해오는 전율
온기없는 바람이 가슴을 후빈다
뼈를 드러낸 짐승의 등 뒤로
피빛 노을의 숨찬 엔진소리
내 가슴엔
자꾸 자꾸만
얼음꽃이 피어나고
2008.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