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길 젖던 날
김영미
종이함에 갇힌 해묵은 감자가
*볕뉘를 따라가며 길을 뚫는다
벼랑끝에 솟구치는
생을 향한 자줏빛 반란
어둠을 살라먹고
모반을 꿈꾸는 수선한 기척에
지난밤 꿈길이 젖어 있구나
내 어머니 쭈글한 뱃가죽은
자투리 삶마저 놓으려 하는데
넌 어둠에 잠겨서도
하늘빛 눈을 뜨고 있구나
작은 씨눈으로
어머니 하늘을 파먹은 나
오늘 밤 별은 눈뜨지 못했다.
2006.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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