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렁이는 밟히면 마비된 과거를 잘라

낚시

언어의 조각사 2006. 3. 29. 18:27
 

낚  시

                                      김영미

 

 

하냥 웅크리던 얼음박이 마음에

팽팽한 정오 햇살을 미끼로 던진다

 

칩거蟄居의 커튼치고

빈 화로에 남은 온기를 붙들던

조각 난 게름뱅이 하루를 궁글린다

 

언 하늘 지치다

햇발을 가르며 손짓하는

아이의 빨간코가 눈부시다

 

미늘이 신들린 듯 춤추는 한낮

아이 웃음소리가 한겨울을 부수고 있다

 

2005.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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