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렁이는 밟히면 마비된 과거를 잘라

진달래

언어의 조각사 2006. 4. 11. 13:49

                                       

진달래

                               김영미


솟대마다 맺힌

불룩한 그리움 풀어

산란하듯 피워낸

분홍빛 편지


한지에 물감 스미듯

오롯이

그대 모습 머금은

까무룩한 통정


쏟아지는 볕

큐피드 화살에

온몸 사르다 흩어진

보랏빛 멍울


그대 떠난 자리에

안부처럼 퍼지는

초록빛 답장


2006.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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