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렁이는 밟히면 마비된 과거를 잘라
두더지
김영미
뚫을 수 없는
어둠인줄 알면서
땅속으로 길을 낸다네
보고 싶지 않은 것
너무 많아서
눈 감고서 살아간다네
밑바닥으로
내려앉아 살고 있지만
온 대지가
내 지붕인걸
그대들은
밤과 낮으로
쪼개어 사는 하루,
난
통째로
살고 있다네.
06.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