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를 태우며
김영미
섬돌가 주인 잃은 고무신엔
*병술년 칠월 열아흐렛날
젖은 달빛이 구슬피 고였습니다
소지 한 장에
이승의 한을 태울 수 있다면
상여에 뿌려지던 눈물로
시린 상처를 씻어낼 수 있다면
조화바구니 맴도는 나비나래가
어머니 신발처럼 하얗게 빛납니다
꽃잎하나가 고개를 떨굽니다
불효의 덫
멍울을 사르며 소지 한 장 태웁니다
나비 나래깃이 가뿐해 보입니다.
06.11.02
*병술년 칠월 열아흐렛날- 2006년 09월 11일(음.7월 19일)
시모님 운명하신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