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속을 걷다 김영미
한밤 중 불면이 날카롭다
애써 내려놓았던 스위치가
힘없이 올려지고
잠깐의 잠이 슬며시 증발된다
새벽 첫머리에서 만난 한밤의 씨름
쉽사리 달랠 수 없는 휴식의 모서리
잠시 예약되었던 침대가
지난 악몽의 바깥으로 밀려나고
구겨진 소파가 생기를 되찾는다
몇 개의 채널이
영혼 없는 사연으로 넘어가고
처방전 속의 알약 몇 개가
잠과 현실 사이에서 파르르 떠는
치유 없는 불면의 계절
꽃망울 부풀던 사춘기
덧난 왕따의 기억으로 속앓이하는
울분을 보듬어 삭여주지 못한
무능한 부모의 밤은 죽음보다 깊다
뒤척임과 회상이
새벽의 모퉁이로 몰려가기 시작하고
뒤쫓지 못하는 숙면은
재를 뒤집어쓴 채 헐떡거린다
[詩作 메모]
- 폭언과 폭력 없는 세상에서 살 수 있기를
폭력과 폭언은 사람이 이성을 잃고 짐승이 된 상태의 행위라고 본다.
폭력은 몸과 마음에 상처의 흔적을 남기지만,
보이지는 않는 폭언은 상대의 영혼을 피폐하게 만들기도 한다.
혹여 아픈 과거의 상처로 현재를 괴롭히고 있다면 ‘지금 나는 행복하다’라고 최면을 걸어보자.
불행하다고 생각하면 뫼비우스 띠처럼 그 감정에 구속되어 더욱더 버거움을 느끼게 된다.
가장 중요한 순간은 지금이고, 지난 일은 돌이킬 수 없기에...
고달픈 과거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면,
지금부터는 행복한 기억들만 저장하며 좋은 기억으로 덮고 가자.
과거는 지우거나 돌이킬 수는 없지만, 오늘 이 순간은 미래의 행복을 여는 열쇠가 될 것이기에.....
▼ 골프타임즈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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