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를 낚다
김영미
초침 같은 시간을 내 건다
사람 낚던 목마름의 길 밖
날선 언어가 하늘을 벼리고
꽃들은 빗장을 지른다
혹한을 견딘 봄빛에 헹궈
떡밥으로 나를 던진다
파문이는 얼굴 주름이 깊다
낮은 자리에서 하나 되는 그림자처럼
천년을 덮은 이끼 내력을 짚으며
낚싯대를 드리운다
사람은 없고 말들만 떠오르는
해 저문 찌 끝에 노을이 출렁인다
둥지에 드는 날개깃 소리
꽃잎의 전율
제 그림자를 낚던 찌는 노을만 삼킨다
하늘을 포개는 붉은 그림자
그 꽃길이 환하다
13.04.17
경기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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