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얼 음 꽃

언어의 조각사 2007. 5. 16. 13:13

얼 음 꽃

                                  김 영 미

                

달빛이 노닐다간 당신 강가에

별빛 총총 머금은 얼음꽃이

뗏장을 비집고 피어납니다

체온이 남아있는 이부자리 거두고

두렛상에 둘러앉은 가족 무리 속

빈자리가 서러워

당신의 강 언저리를 맴돌다

시린꽃 밟으며 돌아서야 합니다

 

자식의 도리가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 것 같은 마흔의 길목에서

이승의 강 너머 선 뒷모습을 휘젓다가

당신 고뇌를 닮은 얼음꽃 가슴에 안고

목에 걸리는 멍울을 삼키며

나즉이 불러봅니다

아.

버.

지.

2002.01.22 

해즈문 오후

  

 

'시작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비 오는 날에.2  (0) 2007.06.27
잠꾸러기와 문창호지  (0) 2007.05.23
추억 여행길  (0) 2007.05.16
비오는 날에.3 -빗방울 연가-  (0) 2007.05.14
이슬처럼  (0) 2007.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