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일기 2
김 영 미
달빛과 햇빛 시소를 타고
여심과 모정으로 그네를 엮어
일기장 모퉁이서 시를 낚습니다
가계부 책갈피에 숨겨둔 한숨일랑
곱게 접어 바람결에 실어 보내고
청소기 세탁기에 콧노래를 띄웁니다
기도하듯 빚어 올린 식탁 위
알콩달콩 뒹구는 사랑의 대화는
일상의 땀방울이 *피안(彼岸)의 향 피우고
고단한 몸 뉘이던 베갯머리 맡에는
해시계로 시소 타던 하루가 시 되어
달빛을 퉁기며 그네를 탑니다
2004. 03. 10
*피안(彼岸) : 이승의 번뇌를 해탈하여 열반의 세계에 도달하는 일